코스피가 3% 넘게 하락 출발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
코스피가 3% 넘게 하락 출발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치솟으면서 코스피는 3% 하락 출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지수 하단을 떠받치고 있으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외국인 수급 회복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169.24포인트(2.48%) 내린 6666.56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지수는 전장보다 210.33포인트(3.08%) 내린 6625.47로 출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363억원, 6551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개인은 9008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기타법인은 2906억원 순매수하며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92% 하락한 813.72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45포인트(2.25%) 내린 802.80으로 출발해 장중 한때 796.34까지 밀리기도 했다.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것은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유가·채권금리 급등이다. 장기금리 상승은 주식의 상대적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기업가치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치솟았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4.60% 오른 배럴당 94.65달러에,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5.20% 상승한 90.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글로벌 채권금리도 뛰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3bp(1bp=0.01%포인트) 오른 4.788%로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5.272%까지 올라 2007년 이후 고점에 근접했다.

주요국 장기금리도 일제히 뛰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3%까지 올라 1996년 10월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도 장중 5.919%까지 상승해 1998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9% 내린 5만2766.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1% 내린 7631.47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1.03% 하락한 2만6099.77에 장을 마감했다.

대외 악재에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 3%대 하락 중이다.

최근 코스피 수급에서는 기타법인이 지수 하단을 떠받치고 있다. 이날도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개장 직후보다 낙폭을 줄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1355억원, 기관은 1조4177억원, 개인은 6866억원 순매도했다. 세 투자주체 모두 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타법인은 같은 기간 3조2446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삼성전자의 임직원 주식보상 목적 자사주 매입과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소각을 위한 매입이 반영된 영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진행률은 각각 약 23.8%, 24.4%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현재 매입 속도가 이어질 경우 다음달 중순까지 수급 방어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자사주 매입만으로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외국인과 기관, 개인이 모두 매도에 나선 지난 2거래일 동안 기타법인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코스피 상승률은 각각 0.46%, 0.23%에 그쳤다.

증권가는 이달 코스피가 7000선을 전후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강한 조정보다는 박스권 장세를 전망한다”며 “반도체 ‘투톱’의 대규모 주주환원이 지수 하단을 지지하나, 상단도 금리 부담에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7000포인트 전후의 박스권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이익 추정치가 정체되면서 지수 상단을 뚫어줄 재료가 부재하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뚫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복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1755억원을 순매도하며 5월부터 4개월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000포인트 이상에서 쌓여있는 개인 순매수 금액은 약 110조원으로, 지수 반등 시 본전 심리에 따른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다”며 “이 구간에 누적된 개인 매물을 소화해낼 수 있는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모멘텀 생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