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연설 이후 국내외 증시 급락세

해외 레버리지 늘린 서학개미, 손실 우려

해외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경고음’

오늘부터 손실률·중장기 보유위험 안내

마이너스 20%·50%·70% 구간별로 경고

코스피 지수가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우려 속에 31일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코스닥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코스피 지수가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우려 속에 31일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코스닥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에 따른 금리 인상 경계감이 투자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이어 코스피도 약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를 끌어내리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증시 위축에 최근 개인투자자들도 대거 해외투자로 눈길을 돌렸지만, 금리 인상 충격에 글로벌 증시도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 손실 부담도 커지는 형국이다.

특히 고수익·고위험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투자의 손실 우려는 더 크다. 금융당국도 해외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에게 ‘경고 알림’을 제공하는 등 레버리지 투자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31일 오전 9시 4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2.38포인트(-1.51%) 내린 6686.50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는 2.58% 내린 6613.58로 출발한 뒤 장 초반 6500선까지 밀리며 낙폭이 3%대까지 확대됐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에서는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1.95% 내린 25만2000원, SK하이닉스는 1.88% 하락한 162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발 금리 인상 우려 충격을 받았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 역시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하락했다.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7% 급락했다.

워시 의장은 최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물가 지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거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부각될 경우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신규 자금이 유입되기 쉽지 않다.

그간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주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4% 급증하면서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자립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범용 D램 공급 확대가 현실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메모리 3사의 가격 결정력과 수익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코스피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해외투자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실제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인 ‘서학개미’는 8월 3∼28일(조회일 기준) 미국 나스닥 100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QLD’(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를 1억8737만달러(약 2587억원) 순매수했다.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투자 종목 중 6번째로 많은 액수다.

이외에도 메모리 반도체 2배 ETF인 ‘램’(라운드힐 T-REX 2X 롱 DRAM 데일리 타깃 ETF) 6115만달러(약 844억원), 미국 반도체 업종의 하루 등락률을 3배로 추종하는 ‘속슬’(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을 2862만달러(약 395억원) 순매수했다. 홍콩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2배 레버리지 상품(XL2CSOPHYNIX)이 순매수 776만달러(약 107억원)를 기록,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투자 내에서도 레버리지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건 투자 주의가 요망된다. 금융당국도 이를 대비하고 있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주요 증권사들은 해외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ETP(ETF, ETN)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위험 안내를 시작한다. 개별 주식의 일일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하는 상품(3배 포함)이 대상이다.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손실률이 특정 구간(-20%, -50%, -70%)에 새롭게 도달하면 계좌·종목별로 알림이 발송된다. 같은 구간에 머무는 동안에는 알림이 반복되지 않지만, 손실을 회복했다가 다시 해당 구간에 진입하면 재발송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매월 첫 영업일에는 중장기 보유위험 안내가 이뤄진다. 발송일 현재 해당 상품 잔고를 보유한 고객이 대상이다. 안내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푸시 알림 또는 알림톡 등으로 발송된다.

이번 조치는 금융위원회가 7월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에 따른 후속조치다. 당시 금융위는 신규 상품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광고와 이벤트성 마케팅을 금지하는 한편, 투자자 위험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규제 역시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이고 있다. 7월 31일부터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됐다. 8월 19일부터는 모의거래가 의무화됐다. 신규 투자자는 5거래일 이상, 총 5시간 이상 모의거래를 진행해야 한다. 금융 당국은 매매수량 단위를 현행 1좌에서 20좌로 확대하는 방안도 시행할 예정이다.

규제가 강화되며,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는 식고 있다. 기본예탁금 강화가 시행된 7월 31일부터 8월 28일까지 약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관련 16개 종목을 1조773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상장 직후와는 정반대 흐름이다. 상품이 첫선을 보인 5월27일부터 7월30일까지 개인은 이들 종목을 15조2876억원 순매수 한 바 있다. 거래대금 또한 급감했다. 5월27일 10조4180억원으로 시작한 단일종목 16종의 거래대금은 약 한 달 뒤인 6월24일 19조4429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규제 강화 첫날인 7월 31일 3조1518억원으로 줄었고, 8월 28일에는 537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김지윤·김유진 기자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