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결혼식 비용이 치솟자 미국에서는 팔로워가 많지 않는 일반인들까지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의 전략을 빌려 결혼 준비 과정 자체를 ‘수익 모델’로 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청첩장, 웨딩 드레스, 신부 파티 비용을 브랜드 협찬으로 충당하거나 아예 현금을 받는 방식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인스티튜트 조사 결과 미국의 올해 상반기 결혼식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늘었다. 인플레이션과 관세로 꽃과 주류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웨딩 플랫폼 더낫(The Knot)이 신혼부부 1만쌍 이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평균 결혼식 비용은 3만4200달러(약 4700만원)에 달했고, 응답자의 31%는 가족 지원이나 대출 등으로 결혼자금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뉴저지에 살고 있는 29세 마케팅 전문가 알레시아 맥고완은 팔로워 2000명 수준이던 틱톡 계정에 웨딩드레스 후보를 고르는 영상을 올렸다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맥고완은 이를 계기로 협찬 계약을 여러 건 성사시켰다. 청첩장은 더낫이, 드레스는 디트로이트의 한 브랜드가 무상 제공했다. 그녀의 현재 팔로워는 1만6000명대가 됐다.
웨딩 플랫폼 졸라(Zola)의 브리아나 세버슨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광고 비용으로 신부에게 최대 15만달러까지 지급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인디애나폴리스의 25세 나오미 헤지는 틱톡 팔로워 3000명 수준으로 졸라에서 350달러를 받았고, 네일샵과 왁싱샵에서도 건당 600달러를 받고 홍보 게시물을 올렸다.
팔로워 규모가 클 수록 협업 규모도 커진다. 약 15만8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27세 인플루언서 제이드 미첼 클라이드는 문구업체 민티드와 주얼리 브랜드 브릴리언트 어스로부터 협찬을 받았고, 광고 단가로는 건당 3000~3만달러를 받는다고 밝혔다.
팔로워 180만명의 인플루언서 브리짓 펠룽 맥헤일은 지난 4월 신부 파티에서 AI 스마트미러 업체로부터 전용기와 세인트바츠 별장을 무상 지원받았고, 로레알·에시·포피 등 브랜드로부터도 협찬을 받았다. 이처럼 팔로워가 많은 인플루언서는 광고 한 건당 5만~15만달러를 받기도 한다.
중소업체들도 협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모던 패션 브랜드 야키라 벨라의 창업자 에밀리 거스버그는 팔로워 10만7000명의 인플루언서 아드리아나 페르난데스의 신부 파티에 5만달러를 투입하고, 자신의 자택을 파티 장소로 내주기도 했다. 페르난데스는 결혼식용 헤어·메이크업과 맞춤 드레스, 1만달러 상당의 가발까지 협찬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결혼식으로 실제 이익을 남기지는 못할 것이라며 “몇 가지를 협찬받는다 해도 결혼식 비용은 여전히 말도 안 되게 비싸다는 걸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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