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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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하반기 들어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 상반기에는 상장 첫날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르는 이른바 ‘따따블’ 종목이 잇따랐지만, 하반기에는 신규 상장 기업 다수가 공모가를 밑돌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7일 뉴시스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신규 상장한 기업 11곳의 공모가 대비 현재 수익률은 평균 -25.61%로 집계됐다.

11곳 가운데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은 네오뷰와 인제니아테라퓨틱스 등 2곳뿐이다. 나머지 9곳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하락 폭이 큰 종목도 적지 않다. 레몬헬스케어, 에이치엘지노믹스, 딜리셔스 등은 공모가 대비 주가가 절반 넘게 빠졌다. 지난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도산업도 일주일 만에 공모가 2만8400원에서 1만5020원으로 떨어지며 반토막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공모주 시장 냉각은 국내 증시 조정과 맞물려 있다. 상반기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강세를 보이면서 공모주 시장에도 투자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주요 지수가 가파르게 조정받자 신규 상장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와 비교하면 온도 차는 더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3월 에스팀을 시작으로 액스비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코스모로보틱스, 폴레드, 마키나락스 등 6곳이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공모가의 4배로 뛰는 ‘따따블’을 기록했다.

반면 하반기에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공모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매수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기관투자자의 수요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 지난 14~21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스카이랩스는 희망 공모가 밴드 1만3000~1만6000원의 하단에도 미치지 못한 1만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 경쟁률은 63.41대 1에 그쳤다.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비율도 0.17%에 불과했다. 공모가 산정 단계부터 기관투자자의 눈높이가 낮아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공모주 시장 부진이 국내 증시 조정과 투자심리 위축이 겹친 결과라고 본다. 다만 남은 하반기에는 증시가 안정을 찾고 IPO 제도 개선이 본격화할 경우 분위기가 일부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장 기업들은 공모 금액뿐 아니라 중장기 수익률 측면에서도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하반기에는 각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공모주 투자 심리 또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구체적으로는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른 중복 상장 관련 불확실성 해소 ▷소노인터내셔널, 에프에프씨 등 코스피 예비 심사 제출 완료 및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등의 상장 추진 ▷사전 수요예측 및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 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사전 수요예측은 증권신고서 공시로 희망 공모가 밴드가 확정되기 전, 주관사가 기관투자자의 수요를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공모가 산정 초기 단계부터 시장 수요를 반영할 수 있어 공모가 적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는 6개월 이상 보호예수를 약속한 기관투자자에게 공모주 일부를 사전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중장기 투자자 비중을 높이고, 시장 수요를 보다 합리적으로 공모가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코스닥 지수가 21.4% 하락해 수요예측·청약에 불리한 환경이었다”면서 “하반기에는 저가 매수세 유입 및 코스닥 활성화 정책 모멘텀이 예상되는 만큼, 많은 기회 속에서 적극적으로 옥석가리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모주 시장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장 흥행보다 상장 이후 주가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가 산정의 적정성과 기관 확약 물량, 기업의 실적 가시성에 따라 새내기주 간 수익률 격차가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선별적 접근이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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