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랑 AI’ 출시 한 달…800여곳 의료기관에서 사용
내년 3월 차세대 클라우드 EMR ‘의사랑 클라우드’ 출시
“보조 의사가 생겼다”…의·약사 넘어 외부 사업자도 연결
[헤럴드경제=김서현 기자] “그동안 좀 어떠셨어요? 체중도 좀 빠지신 것 같고 당화혈색소도 6.9로 7 아래로 떨어졌어요.”
“야식을 좀 줄이고 아침에 걷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면 어지러울 때가 있어요.”
“약 때문에 온 저혈당은 아닌 것 같아요. 빈속에 운동해서 그럴 수 있으니 우유라도 마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의사가 문진할 때, 시선은 환자에게 머문다. 의사는 환자의 말을 따로 차트에 기록하지 않는다. 약 5초 뒤, 모니터 화면에 문진 내용이 자동으로 요약됐다. 대화 속 정보가 정확하게 적혔고, 알아서 차트가 정리됐다. 진료 내용에 맞는 상병과 처방 코드도 맞춤형으로 추천됐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GC메디아이가 선보인 인공지능(AI) 진료 솔루션 ‘의사랑 AI’의 모습이다.
지난달 공식 출시된 AI 진료 지원 솔루션 ‘의사랑 AI’는, 진료 전에는 환자의 과거 진료기록과 검사 결과를 요약해 보여주고 진료 중에는 대화를 차트로 옮긴다. 진료 후에는 재진이 필요한 환자를 식별해 알림톡 발송과 예약 전환 여부 확인까지 돕는다. 의원 매출이나 환자 수 등 경영지표도 자연어로 조회할 수 있다.
출시 약 한 달 만에 800여개 의료기관이 사용할 정도로 임상 현장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여기에는 GC메디아이의 전자의무기록(EMR) ‘의사랑’뿐 아니라 타사 EMR 이용 의료기관도 포함됐다. 웹 기반 차팅 기능은 EMR 종류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의사랑 이용자는 과거 진료기록 요약과 환자 관리, 경영 기능까지 연동해 이용할 수 있다.
GC메디아이는 사용 데이터를 축적하고 현장 피드백을 받기 위해 올해 말까지 ‘의사랑 AI’를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가격은 월 7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향후 재진 관리나 AI 기반 청구 등 병원 수익과 직접 연결되는 기능이 추가되면 해당 기능만 과금할지 전체 서비스를 묶어 유료화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른 AI 진료 서비스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운 것은 EMR과의 연동이다. EMR과 연결되지 않은 AI 서비스의 경우 환자 정보 입력, 과거 기록 확인, 결과 복사와 차트 입력 등 환자 한 명당 최소 8차례의 수동 조작이 필요하다. 반면 ‘의사랑 AI’는 환자 인식부터 기록 동기화, 차트 입력까지 연결해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김석중 GC메디아이 CPO는 “여타 AI 서비스와 다른 점은 ‘기능 수’가 아니라 진료 과정에서 ‘사람 손’이 몇 번 들어가느냐다”라고 말했다.
‘의사랑 EMR’을 25년간 사용한 이승원 한양내과 원장은 ‘의사랑 AI’를 한 달 사용한 뒤 “지난 25년 동안 느꼈던 변화보다 지난 한 달의 변화가 천지개벽이 일어난 듯 크다”며 “보조 의사가 한 명 옆에 있는 것과 똑같은 효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의료 용어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GC메디아이는 자체 시험에서 ‘의사랑 AI’의 의료 용어 정확도가 97.1%, 첫 문장 확정 시간이 2.16초였다고 밝혔다. 타사 EMR을 사용하는 박기호 마음속내과 원장은 “타사 EMR을 쓰는데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며 “다른 서비스에 비해 의학용어를 원뜻에 가깝게 인식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의사랑 AI’는 GC메디아이가 추진하는 사업모델 전환의 첫 단계다. 현재 약 1만6000개 의료기관이 설치형 ‘의사랑 EMR’을 사용하고 있다. 내년 3월에는 ‘의사랑 AI’ 기능을 기본 탑재한 차세대 클라우드 EMR ‘의사랑 클라우드’를 출시한다. 이후 EMR을 중심으로 의료기관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외부 서비스를 연결해 나갈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의사랑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외부 사업자까지 연결하는 ‘메디컬 운영체제(OS)’다.
김진태 GC메디아이 대표는 “은행권에서도 우리 시스템에 의사 대상 금융서비스를 붙이고 싶다는 연락이 와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비대면 진료 솔루션 업체들도 ‘의사랑 클라우드’ 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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