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사회공헌재단, 휠체어 정보 수집

저상버스 서비스 기초 데이터로 삼아

예약앱으로 휠체어 이용자 편의 개선

5년 실증 끝 대전시 ‘어디가유’ 서비스

신협사회공헌재단이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저상버스 탑승 예약 서비스 ‘어디가유’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협중앙회 제공]
신협사회공헌재단이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저상버스 탑승 예약 서비스 ‘어디가유’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협중앙회 제공]

무더위가 이어지던 2023년 여름, 대전 지역 신협 임직원 300여명이 점심시간과 퇴근 후 휠체어를 끌고 거리로 나섰다. 보도의 턱과 건물 출입구, 장애인 화장실 위치 등을 직접 확인하고 사진으로 남겼다. 이렇게 한 달여간 모은 이동정보만 약 2만건에 달했다.

이 정보는 신협사회공헌재단이 참여해 구축한 ‘저상버스 탑승 예약·휠체어 이동경로 안내 서비스’의 기초 데이터가 됐다. 휠체어 이용자가 앱으로 저상버스를 예약하면 기사에게 탑승 정보가 전달되고, 하차 후에는 목적지까지 이동 가능한 경로와 장애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협재단은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사업 추진 과정과 성과를 공개했다. 2022년부터 SK행복나눔재단, 대전광역시, 위즈온협동조합과 함께 추진한 프로젝트다. 신협재단은 사업비 지원과 이동정보 수집을, SK행복나눔재단은 기획·운영을, 대전시는 버스 시스템 적용과 기사 교육을, 위즈온은 기술 개발을 맡았다.

김선홍 행복나눔재단 세상파일팀 매니저는 “저상버스는 늘었지만 휠체어 이용자들은 버스가 그냥 지나가거나 탑승 방법을 몰라 실제 이용하기 어려웠다”며 “버스를 더 늘리기보다 이미 있는 버스를 제대로 탈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앱으로 탑승을 예약하면 해당 정보가 기사 단말기에 전달되고, 버스 안에서는 휠체어 이용자의 탑승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승객은 통로를 비우고 기사는 경사판을 준비할 수 있다. 하차 때도 기사가 미리 정보를 확인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

서비스 도입 효과는 뚜렷했다. 대전 지역 휠체어 이용자의 저상버스 탑승 횟수는 도입 전 연간 13회에서 지난해 860회로 약 66배 늘었다. 김 매니저는 “휠체어 이용자 20명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을 구성해 분기마다 효과를 측정해왔다”며 “이동정보 탐색시간은 82% 줄었고, 일부 이용자의 외부활동 횟수는 주 3회에서 주 6회로 늘었다. 장애인 콜택시와 비교하면 대기시간을 포함한 총 이동시간도 약 66%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휠체어 이용자인 오영진 위즈온협동조합 이사는 “과거에는 장애인 콜택시 운행이 밤 9시면 끝나 이용자끼리 스스로를 ‘신데렐라’라고 불렀다”며 “이제는 저상버스를 타고 밤 11시나 12시까지 약속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시행착오도 있었다. 예약한 이용자를 기사가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일이 발생하자 대전시는 운수종사자 정기교육에 예약서비스 이용법과 휠체어 이용자 응대·탑승 지원 방법을 포함했다.

5년간의 민간 실증은 올해 공공서비스로 이어진다. 신협재단 등이 구축해온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 ‘어디가유’라는 이름으로 대전시에 이관된다. 민간 사회공헌으로 시작한 서비스가 지자체의 정식 교통서비스로 넘어가는 것이다.

사업 대상도 넓힐 계획이다. 현재 가입자 1600여명 가운데 대부분은 휠체어 이용자지만, 향후 시니어와 유아차 이용자, 일시적으로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까지 아우르는 교통약자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 사무국장은“민간이 먼저 실증한 모델을 공공이 이어받아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라며 “지원 규모보다 실제 문제 해결과 이용자의 변화를 중시하는 사회공헌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서현·정호원 기자


sns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