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24일 조정 중지 결정
노조, 25~27일 파업투표 실시
영업이익 최소 30% 공유 주장
본사에서 16차 본교섭도 진행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조선업계에서 처음으로 파업권(쟁의권)을 확보하며 성과급 인상 등을 놓고 노사 간 기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노조 측은 그동안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로 배분할 것을 요구해 왔다.
2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중앙노동위원회는 올해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진행 중인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노조는 지난 14일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2차 조정회의에서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2일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5차례 교섭을 진행했고, 이달 20일에도 1차 조정회의를 열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25일 오전 6시 30분부터 27일 오후 1시 30분까지 울산 본사 등에서 전체 조합원 8000여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찬반투표 결과 과반 이상 찬성으로 쟁의행위가 가결될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역대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투표가 부결된 적이 없어 이번에도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공정 성과 공유 ▷휴가비·축하금 등 통상임금에 산입 ▷신규 채용 등을 요구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조3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를 기준으로 영업이익의 30%를 단순 계산하면 6100억원을 웃돈다. 호황에 따른 보상이 필요하다는 노조와 향후 비용 부담 및 투자 재원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측의 입장차는 팽팽한 상황이다.
사측은 상견례 이후 임금 제시안을 교섭 테이블에 올리지 않았으며,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하면 협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파업 절차와는 별개로 25일 울산 본사에서 16차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조선업 호황 앞에서 위기 타령으론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며 “무너진 신뢰를 되찾고 안정된 일터를 바란다면 고정급 인상과 제도 상향 평준화, 영억이익 최소 30%의 성과 공유가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고공 농성과 물리적 충돌, 전면파업 등으로 갈등을 겪었지만 지난 2022년부터 4년 연속 연내 교섭 타결에 성공했다. 지난해 교섭에서는 노조의 4차례 전면 파업과 11차례 부분 파업을 거쳐 임단협이 타결된 바 있다.
국내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의 노조 파업 초읽기에 돌입하며 조선업계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등 업종에서 시작된 이른바 ‘N% 성과급’ 논쟁이 확산하며 다른 조선사들도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단 관측이다.
현재 HD현대삼호 노조가 영업이익 3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을 요구 중이며, 한화오션 노조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역시 기본급 인상 규모와 상여금·성과급 확대 등을 내세울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또한 HD현대 그룹 내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과 HD건설기계 노조도 쟁의 절차를 밟고 있다.
일각에선 노사 갈등이 길어지면 하반기 조업 차질을 비롯해 조선업계의 신성장 동력인 자율운항·데이터센터·친환경 선박 및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는 그동안 성과급이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 제공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영업이익 처분 기준은 사용자 고유의 경영권에 속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쟁의권을 따내는 사례가 이어지며 성과급 요구는 단체 교섭의 주요 의제가 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원·하청 동반 파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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