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에 임대주택 청약 폭발적 증가
‘성동스페이스’ 경쟁률 최고 ‘243대 1’
시세 70~80% 임대료·10년 거주 흥행
수도권 주택 시장의 전월세 수급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약 1년여 만에 청약시장에 서울 핵심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 등장하며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월세 물건 품귀 현상으로 경기 지역으로 밀려나는 등 전세대란이 극심한 상황 속 시세 대비 저렴한 신축 임대 매물에 청약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적 거주에 대한 수요가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정부는 장기간 임대 기간을 보장하며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주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신(新)유형을 신설하는 등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14일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성동구 마장동 소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성동스페이스’는 40가구에 대한 입주자를 모집했는데 5227명이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이 130.7대 1, 타입별 최고 경쟁률은 243대 1에 달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민간사업자가 공급하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임대료, 임차인 자격 등에 대한 규제를 적용받는 제도다. 임대료 상승률은 연 5% 이내로 제한되며, 임차인은 최장 10년간 살 수 있다. 주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고 장기 거주가 가능해 실수요자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임대주택으로 꼽힌다.
성동구 마장동 767-7, 767-8번지 일대에 조성된 성동스페이스 또한 10년까지 살 수 있는 40가구 규모의 다세대주택이다. 38~58㎡(전용면적) 등 중소형 면적 위주로 조성됐다.
서울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청약이 진행된 건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오랜만에 공급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 수요자들이 줄을 선 건 임대료 가격과 청약 조건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공급된 성동스페이스 40가구 중 10가구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나머지 30가구는 소득, 자산 보유액과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는 일반공급으로 청약이 진행됐다. 다른 임대주택 대비 청약 진입장벽이 낮았던 데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추첨제라는 점이 높은 경쟁률로 이어진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임대료 또한 타입에 따라 보증금 1억5000만원에 52만~95만원으로 시세의 70~80% 수준이다. 인근의 44년차 구축 다세대주택 56㎡ 월세 매물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50만원으로 등록돼 있는데, 약 5%대 전월세 전환율을 고려하면 성동스페이스가 가격적 메리트가 크다는 분석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이전까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경쟁률이 이렇게까지 높진 않았는데 전월세 시장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시세보다 저렴하기만 하면 임대주택 청약 접수 건수가 폭발적으로 높아진다”며 “39㎡ 기준으로 보면 전세보증금으로 추산해 보면 2억5000만원 정도인 건데 시세 대비 매우 저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동스페이스가 지하철 5호선 마장역, 2호선 신답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를 갖췄고, 성수·왕십리 등 대형 상권을 가깝게 누릴 수 있다는 점도 경쟁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20년 장기 임대 유형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장기 민간 임대주택 공급 유도가 필요하지만 현재 제도적 지원이 미흡해 금융지원, 임대료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공공지원 민간임대 공급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기존 10년 임대 외에 20년 이상의 법인형 장기임대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임대기간 동안 사업자 금융지원이 가능하도록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부 임대주택 담보 장기 모기지 상품(10년·20년 임대)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다. 건설 기간(3~4년)과 임대 운영 기간(20년 이상)을 합해 최장 24년간 시중은행으로부터 저리의 사업자 대출이 가능하도록 HUG가 공적보증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임대료 또한 20년 임대는 최초 임대료는 시세의 95% 수준으로 설정하고 임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임차인 변경 시 시세의 95%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10년 임대 유형 운영 시 임차인 변경 시에도 5% 규제가 적용돼 운영 기간에 수익 확보가 어렵다는 업계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