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재개장 일주일째…신선식품은 구색 갖춰

멤버십 가입시 40% 할인도…8월 내내 할인 잇달아

매출 유지는 미지수…납품·입점업체 정산도 과제로

19일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매장 입구 모습. 할인행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살 게 많지는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대한 기자
19일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매장 입구 모습. 할인행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살 게 많지는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대한 기자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가격이 싸긴 한데, 살 게 그렇게 많지는 않네요.”

50대 주부 김모 씨는 오랜만에 재개장한 홈플러스가 할인행사를 한다는 소식에 매장에 방문했다. 김 씨의 카트에는 소고기 한 팩과 상추 한 봉지가 전부였다. 그는 “다른 마트에서도 살 수 있는 상품이 대부분이라, 굳이 다시 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개장 일주일째인 19일 오후 5시께 찾은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저녁 시간이 임박한 평일 오후인 만큼 매장은 한산했다. 10여명의 고객만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총 3층으로 이뤄진 남현점은 신선식품·가공식품 등을 파는 지하 2층만 운영 중이었다. 총 6개의 계산대 중 직원이 직접 결제하는 계산대는 1곳에 불과했고, 무인계산대가 손님을 맞고 있었다.

남현점은 식품 판매대를 중심으로 물품 입고율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다양한 상품이 진열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식품이 있어야 할 일부 판매대에는 도마와 그릇이 진열돼 있었다. PB(자체 브랜드) ‘심플러스’가 점령한 공간도 많았다.

30대 박모 씨는 “세일을 한다고 해서 와봤다”면서 ”간단하게 먹을거리를 사려고 했는데, 종류가 많지는 않아 고르기가 어렵다“고 했다. 박 씨는 이날 심플러스 냉동 피자 2개만 카트에 담아 계산대로 향했다.

신선식품 판매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다른 판매대와 달리 계란과 수박·잎채소·육류 등 구색을 갖췄다. 30구짜리 계란 상품이 줄지어 진열됐고, 대파·배추·무·양파 등 채소도 신선한 상태였다. 전복이나 광어가 있었던 수산물 코너는 텅 비었지만, ‘21일부터 올해 첫 꽃게가 순차적으로 입고될 예정’이라는 공지가 아쉬움을 덜어냈다.

판매 중인 상품은 저렴했다. 육류를 비롯한 일부 품목은 자체 멤버십에 가입하면 20~40%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한돈 삼겹살 360g은 멤버십 특가로 6930원, 호주산 등심·목심 500g은 40% 할인가가 적용돼 1만2000원대였다. 매장을 찾은 60대 부부는 “고기 가격이 싸서 일단 많이 담았다”며 “장사가 안 되니까 싸게 파는 것 같은데, 이렇게 팔면 정상적인 운영이 유지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전국 67개 점포를 재개장했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소비자들은 관심을 보였다. 재개장과 동시에 진행한 대규모 할인 행사 ‘홈플 이즈 백(is Back)’ 덕분이었다. 지난 13~17일 누적 매출은 영업 중단 전인 지난달 2~6일 대비 191% 증가한 4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객수도 같은 기간 13만8200명에서 23만9600명으로 약 74% 늘었다.

홈플러스 남현점 판매대에 줄지어 진열된 ‘심플러스’ 주스 제품. 다양한 품목으로 채워졌던 일부 판매대는 이제 홈플러스 PB가 점령했다. 정대한 기자
홈플러스 남현점 판매대에 줄지어 진열된 ‘심플러스’ 주스 제품. 다양한 품목으로 채워졌던 일부 판매대는 이제 홈플러스 PB가 점령했다. 정대한 기자

멤버십 할인이 중심인 만큼 자체 앱 ‘마이홈플러스’ 이용자도 급증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영업을 재개한 이달 13~16일 자체 앱의 일평균 활성 사용자(DAU)는 28만4231명으로 집계됐다. 영업 중단 이전 동요일인 지난달 2~5일(12만3182명)과 비교하면 130.7% 늘어난 수치다. 일평균 앱 신규 설치도 같은 기간 1033건에서 8194건으로 693.2% 늘었다.

홈플러스는 21일부터 추가 특가 행사를 진행한다. 가을 꽃게(냉수마찰 기절꽃게)를 오프라인 매장 전용으로 100g당 690원에 판매하고, 미국산 백색 신선란 30구를 1인 2판 한정으로 4990원에 선보인다. 또 21일에는 미국산 갈비살, 22일에는 한우 2등급 소고기를 반값 할인한다. 홈플러스는 이달 말까지 할인 품목을 바꿔가며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연쇄 세일’ 전략이 꾸준한 매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저렴한 가격이 일시적으로 고객을 끌어모을 수는 있지만, 수익성을 높이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상품 수급과 온라인 배송 재개도 과제다. 지난 13일 59개 점포에서 온라인 영업을 다시 시작했지만, 상품이 부족해 주문 접수가 되지 않거나 결제까지 완료한 상품이 취소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납품업체와 입점 소상공인과의 정산 문제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에 납품했다가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들은 지난 19일 받지 못한 약 7939억원의 공익채권에 대한 변제 계획을 회생계획안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에 따르면 회사는 일부 입점업체에 대한 매출 정산금을 지난 5월부터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대형 유통 채널 ‘트레이더 조’ 운영방식의 전제조건은 상품의 다양성”이라며 “납품업체와 관계를 유지해야 상품 구색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퍼주기식 집객 행보는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3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운영자금 고갈로 점포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해 영업을 재개했다. 홈플러스는 법원에 2차 수정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내달 4일이다. 홈플러스는 이때까지 매출을 회복해 정상화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19일 홈플러스 남현점 신선식품 판매대 모습. 신선식품 카테고리는 다른 판매대와 달리 비교적 구색을 갖추고 있었다. 정대한 기자
19일 홈플러스 남현점 신선식품 판매대 모습. 신선식품 카테고리는 다른 판매대와 달리 비교적 구색을 갖추고 있었다. 정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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