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산단공 수출기업 300개 공동조사
기업마다 양식 제각각…이중 수작업 부담도 커져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해외 탄소 규제가 본격화되고있지만, 국내 수출 기업 대다수는 표준화된 플랫폼 없이 탄소 배출 데이터 등을 제각각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20일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산업단지 탄소배출 관리(MRV) 플랫폼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수출 기업의 99.3%는 고객사(바이어)로부터 탄소 배출 데이터 제출을 이미 요청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90.3%는 고객사 입장에서 협력사에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거나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들의 데이터 관리 역량은 규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데이터 관리방식을 묻는 질문에 기업 10곳 중 6곳(66.3%)은 사내 시스템을 자체 구축해 관리하고 있었으나 공용 표준 플랫폼 없이 각자도생에 머물러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엑셀·수기 문서(42.4%)나 고객사 개별 서식(38.8%)으로 데이터를 일일이 재가공해 입력하는 등 이중 수작업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업들은 원활한 데이터 교환을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 ▷표준화된 서식·템플릿 지원(64.0%) ▷데이터 교환을 위한 협업 플랫폼 제공(53.7%) 등을 꼽았다.
이처럼 플랫폼 필요성에는 깊이 공감하고 있지만, 도입에는 비용 등을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플랫폼 도입 최대 걸림돌로 ‘시스템 구축 및 연계 비용 부담(64.0%)’을 언급했다. 특히 향후 3년간 데이터 관리에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이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44.7%, ‘50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43.3%로 나타났다.
플랫폼 활용 선결 과제로는 영업기밀 등 기업 데이터 보호(54.0%), 국제표준 및 해외기준 상호 호환(54.0%) 등 플랫폼 보안과 상호 운용성이 우선으로 꼽혔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국내 공시제도 법제화에 이어 글로벌 탄소규제로 이제 검증된 탄소데이터가 없으면 수출이 차질이 생기는 등 공급망 탄소데이터 관리가 발등의 불이 된 현실”이라며 “기업들이 비용과 인력 걱정 없이 표준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의가 실무 교육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하민근 한국산업단지공단 산단e전환실장는 “산업단지 MRV 플랫폼을 수출 기업의 탄소규제 대응 지원 플랫폼으로 기능을 제고할 계획”이라며 “상의와 함께 플랫폼 도입·연계 비용과 인력 지원 등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 6월 선보인 산업단지 MRV 플랫폼은 기업들이 글로벌 탄소규제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배출량 측정부터 보고, 검증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돕는 통합지원 시스템이다. 대한상의는 플랫폼 연계수요 확대 및 기업 지원 역할로 참여하고 있다.
양 기관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들의 체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단계별 정책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도입단계에서는 계측기·센서 등 측정설비 설치 지원 확대, 활용단계에서는 탄소데이터 산정 컨설팅과 전담인력에 대한 인건비 지원 등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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