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료연·KIST, CNT·맥신 결합 초박막 하이브리드 필름 개발
- 두께 17.5㎛에 차폐성능 90dB, 인장강도 고강도 강철 수준
- 전투기·드론부터 5G·6G, 웨어러블 전자기기까지 활용 기대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으면서 전자파를 99.9999999% 이상 차단하고 열화상 카메라 탐지까지 피할 수 있는 ‘스텔스 필름’이 개발됐다. 전투기와 무인기 등 미래 무기체계는 물론 항공우주, 5G·6G 통신, 웨어러블 전자기기 등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재료연구원(KIMS) 융·복합재료연구본부 김태훈 박사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선준·김재우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탄소나노튜브(CNT) 섬유와 맥신(MXene)을 결합해 전자파 차폐와 적외선 스텔스, 고강도를 동시에 구현한 초박막 복합소재 필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첨단 무기체계와 전자기기의 고도화로 적외선 탐지와 전자파 위협을 동시에 막을 수 있는 가볍고 유연한 소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금속 차폐재는 무겁고 부식에 취약한 데다 유연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대안으로 꼽히는 탄소나노튜브 섬유는 가볍고 강하면서 전자파 차폐 성능이 뛰어나지만 실 형태여서 넓은 필름으로 만들기 어렵고 적외선 방출이 높다. 반대로 2차원 나노소재인 맥신은 적외선 방출이 낮아 스텔스 소재로 유리하지만 기계적 강도와 장기 안정성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이처럼 상반된 두 소재를 건축물의 ‘벽돌과 시멘트’처럼 결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탄소나노튜브 섬유 표면에 맥신과 결합할 수 있는 아민 작용기를 만든 뒤 섬유를 맥신 용액에 연속적으로 통과시키면서 나란히 감아 필름으로 제작했다. 정렬된 탄소나노튜브 섬유가 ‘벽돌’ 역할을 하고 섬유 사이를 메운 맥신이 전기가 통하는 ‘시멘트’ 역할을 하는 구조다.
이 구조는 탄소나노튜브 섬유 사이의 미끄러짐을 막아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필름 전체에 전기가 끊김 없이 흐르는 통로를 만들어 전자파 차폐 성능을 끌어올렸다. 표면을 덮은 맥신은 적외선 방출을 줄여 열화상 카메라 등 적외선 탐지 장비에 노출될 가능성을 낮춘다.
성능은 두께를 고려하면 더욱 눈에 띈다. 개발된 필름의 두께는 17.5마이크로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약 5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통신·레이더 대역에서 약 90데시벨(dB)의 전자파 차폐 성능을 기록했다. 입사하는 전자파의 99.9999999% 이상을 차단하는 수준이다.
인장강도는 1.02기가파스칼(GPa)로 고강도 강철에 버금가는 기계적 특성을 확보했다. 적외선 방출도 억제했으며 기존 맥신 필름과 비교해 고온·다습한 환경이나 반복적으로 구부리는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전투기와 무인기, 드론 등에서 전자파 간섭을 차단하면서 적외선 탐지 가능성을 낮추는 다기능 스텔스 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5G·6G 통신기기, 웨어러블 기기와 폴더블 등 차세대 전자제품의 전자파 차폐에도 적용할 수 있다.
김태훈 박사는 “이번 기술의 핵심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나노소재를 벽돌과 시멘트처럼 결합해 각 소재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것”이라며 “미래 무기체계와 항공우주 분야는 물론 차세대 통신기기와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전자파 문제를 해결하는 다기능 소재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복합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컴포짓 앤 하이브리드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