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군통수권자 지시 이행 적극 노력”
“UFS에서 美 참가 규모나 FTX 축소 가능성”
[헤럴드경제=윤호·전현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한반도 정세 급변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코리아 패싱’ 심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향후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로드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관련해 “군통수권자의 지시 이행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백악관에 문의하라’는 국방부의 입장이 사전 논의가 충분치 않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행정부 내 엇박자를 드러낼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에서 미측 참가 규모나 일부 야외기동훈련(FTX), 증원전력 전개 등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이 같은 결정이 한미 간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미국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동맹의 상호 신뢰와 연합방위체제 예측 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남북관계가 양면적인 양상에 직면할 수도 있다. 연합훈련 축소는 북한의 반발을 완화하고 북미대화 재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지만, 북한은 한국을 사실상 별개의 적대국가로 규정하고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호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유 연구위원은 “북한이 서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보다 워싱턴과 직접 협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북미대화는 재개되지만 남북관계는 정체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가능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참여하는 다자회담 가능성도 미지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따라 전작권 전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올해 UFS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10월께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환 목표연도(X연도)를 확정하기 위한 무대로 꼽혀왔다. 한미는 이미 올해 UFS 기간 야외기동훈련도 지난해 22회에서 14회로 축소한 상태다.
국방부 차관을 지낸 신범철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 지시가 전작권 전환 검증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한미군과 미 국방부는 한국이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것 자체는 공감하지만, 조건을 완화해 가면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전작권 전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큰 틀에서 한국이 미국에 대한 기여를 적극적으로 한다면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조금 더 완화시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두고 미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에게 아부하려고 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자신이 시작한 전쟁에 동참하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한국을 벌한다면 우리의 모든 동맹국과 적국은 미국의 약속이 협상 가능한 것이라고 여기게 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선전전에서 승리를 거뒀고 우리의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인 한국은 트럼프의 자존심 외에 아무런 이유 없이 벌을 받았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나 쉽게 미국의 동맹을 저버리는지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다음에 우리를 시험할 때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엑스에 “한국은 70년 넘게 견고한 군사동맹이었으며 정교한 군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것은 푸틴이 무고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조직적으로 납치하고 고문하고 강간하고 살해하는 것을 지원할 북한군 수천명의 편을 풀어주는 것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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