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피트니스센터에서 만난 여성에게 자신을 재벌가 사람이라고 속여 약 1억7000여 만원을 뜯어낸 5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한정석 부장판사)은 지난달 22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58)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B씨가 운영하는 서울 구로구의 한 필라테스센터에 수강생으로 등록하면서 B씨를 처음 만났다. A씨는 B씨에게 자신을 대기업 본부장이자 재벌가 사람인 것처럼 행세했고, 두 사람은 2021년 9월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이혼을 준비 중인 B씨가 “남편이 불륜 관계를 정리하고 근무지 변경을 신청했는데 잘 안됐다고 한다”고 하자, A씨는 “알아보니 남편이 근무지 변경을 신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합법적인 탐정을 써서 불륜 관계를 정리했는지 확인해보자”고 제안하면서 “하루에 8만원에서 100만원인 탐정 용역비를 주면 전달해 주겠다”고 했다.
A씨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탐정 용역비와 판사 소개비 등의 명목으로 B씨에게서 72차례에 걸쳐 총 1억7796만원을 받아 챙겼다. B씨는 가족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카드 대출까지 받아 A씨에게 돈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A씨는 B씨에게 받은 돈을 탐정 용역 등에 사용하지 않고 개인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실제로 탐정을 고용하거나 판사를 소개할 의사 등이 없었다고 보고 A씨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A씨는 B씨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B씨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각종 증거 등을 토대로 A씨의 사기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사기죄로 징역형을 복역하고 출소했음에도 누범기간 중 또다시 동종 범행을 저질렀다”며 “재벌가 사람인 것처럼 행세해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뒤 고의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이후 피해자에게 약 5245만원을 송금해 일부 피해 회복이 이뤄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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