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에 상품 출시 보류권
설계부터 판매·사후관리까지 손질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금융감독원이 파생결합상품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전통제를 대폭 강화한다. 고난도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원금 손실 기준인 ‘낙인 배리어’에 근접하면 투자자에게 사전 안내하고, 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에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상품 출시를 보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금융감독원은 5일 금융투자협회 및 주요 증권사와 ‘파생결합상품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 주요 10개 증권사는 지난 3개월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선안을 마련했으며, 오는 9월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상품 출시 이전 단계의 내부통제를 강화한 데 있다. 앞으로 상품승인위원회에는 소비자보호와 준법감시, 판매 부서가 의무적으로 참여한다. 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상품 출시를 보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시장환경 변화 등으로 기존 승인 당시보다 투자 위험이 커진 상품은 다시 심의를 받아야 한다.
상품 설계 단계의 관리도 한층 촘촘해진다. 증권사는 상품 설계 시 소비자보호 체크리스트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고 기존 승인 상품과의 동일성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기초자산 운영기준과 관리체계를 마련해 특정 종목 쏠림이나 잠재적 위험요인을 사전에 점검하고, 기초자산을 변경할 때에도 상품승인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투자자가 가장 크게 체감할 변화도 있다. 금감원은 고난도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발생하는 기준인 ‘낙인 배리어(Knock-in Barrier)’에 10%포인트 이내로 접근하면 투자자에게 최초 1회 사전 안내하도록 했다. 조기상환이 순연될 경우에는 중도상환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방법도 함께 안내한다.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자가 상품을 계속 보유할지, 중도상환을 선택할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판매 이후 관리도 강화한다. 투자설명서에는 파생결합사채 유의사항과 연 환산 수익률, 실제 수익률을 함께 표시하고, 기초자산의 최고·최저 가격 도달 여부와 주요 옵션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고난도 상품에 대한 자율점검 주기는 연 1회에서 분기 1회로 단축하고, 판매채널과 고령자 여부 등을 고려한 부적합 판매 관리도 체계화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오는 9월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 규정을 개정해 각 증권사 내규에 반영하고, ELS 낙인 근접 알림 시스템도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제도개선은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불거진 판매사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체계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당시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원금 손실이 현실화되면서 고령 투자자 등을 중심으로 불완전판매 논란이 확산했고, 금융당국은 일부 판매사의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체계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상품 설계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의 관리 체계를 손질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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