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지뢰대응활동 기본계획 최종 확정
민통선 등 200여 개소·85㎢ 단계적 개방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국방부가 군사적으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지뢰지대를 국제기준에 맞춰 안전하게 제거하고, 이 후 토지를 조기에 개방하는 방향으로 지뢰 정책의 큰 틀을 새로 짰다.
국방부는 3일 지뢰대응활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1차 지뢰대응활동 기본계획(2027~2031)’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월 시행된 ‘지뢰대응활동법’에 따라 처음 수립된 5년 주기 법정계획으로, 군이 전담해오던 지뢰제거 방식을 유엔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방부는 ‘지뢰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내걸고 국제기준 적용 체계 조기 구축, 안전하고 효율적인 제거를 통한 국민 안전·재산권 보장, 지뢰탐지·제거 사업의 초기 시장 창출 등을 3대 목표로 설정했다.
가장 큰 변화는 지뢰대응 패러다임 자체다. 그동안은 전문적인 조사 없이 광범위한 지뢰지대에서 반복적으로 제거 작업을 벌여 효율이 떨어졌고, 제거 후에도 토지를 정상적으로 개방할 법적 절차가 부족했다는 것이 국방부 진단이다.
앞으로는 조사 전담부대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태조사로 위험지역을 먼저 식별한 뒤 제거에 나서고, 위험이 없다고 확인된 지역은 지뢰지대 지정을 취소·축소해 조기에 개방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를 뒷받침할 국내 표준으로 국방부는 올해 안에 ‘지뢰대응활동표준(KMAS)’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엔 국제기준을 충족하면서도 국내 폭발물 위협 수준과 지형적 특성을 반영한 표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제거 대상은 군사상 활용계획이 폐지된 ‘기설치 지뢰지대’와 작전수행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된 ‘미확인 지뢰지대’다.
지난해 기준 민통선 일대와 후방방공진지 등 200여 개소, 약 85㎢가 대상에 오른다.
국방부는 연도별 시행계획을 세워 실제 제거에 앞서 관할 지방정부와 주민들에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뢰 탐지·제거 과정에서 타인 토지에 출입하거나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보상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상하고, 사전협의와 주민설명회를 통한 권리 구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책 추진의 컨트롤타워로는 국방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지뢰대응활동위원회’가 가동된다. 외교부·행정안전부 등 8개 관계부처 차관급 공무원과 인천·경기·강원 부시장·부지사,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구조다.
병력 감소로 군 인력이 줄어드는 반면 지뢰탐지·제거 수요는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자격을 갖춘 민간 법인·단체가 지뢰제거를 대행할 수 있는 ‘민간대행 제도’도 도입된다. 다만 국내에 아직 전문업체가 없는 만큼 2027년에는 소규모 지역부터 시작해 민간 역량이 쌓이는 데 맞춰 점차 대행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군 교육기관을 통해 국제 수준의 교육훈련과정을 개발해 민간대행 단체의 해외 진출까지 지원할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장비 측면에서는 폭발물탐지제거로봇, 무인수색차량 등 유무인 복합체계를 현장에 투입해 작업자 안전과 탐지 정확도를 높이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지뢰대응활동 관리를 위한 지뢰정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와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한 국제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지뢰탐지·제거 대상지역 선정 등을 담은 2027년 시행계획을 올해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시행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관계부처 및 지방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이 지뢰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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