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전직원 대상 선제적 인구교육 눈길

여러 인구감소정책 병행..사태심각성 공유

맬더스 강사의 장학생이던 한국, 폐강 선언

농촌에 아기가 탄생하면 이렇게 온 고을이 축하해준다. [정선군 임계면 제공]
농촌에 아기가 탄생하면 이렇게 온 고을이 축하해준다. [정선군 임계면 제공]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그치지만,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잘못된 이론, 맬더스의 인구론은 대한민국 인구 증가 억제 정책을 구사하는 좋은 도구였다.

하지만 다 틀렸다. 한국 인구는 귀화자의 유입 덕에 미미한 증가가 이어지고 있고, 잠재출산율은 1.0을 밑돈다.

맬더스의 우등생이던 한국이 강사 맬더스의 무능을 뒤늦게 알아채고 수강을 철회한지 20년 가량 흐르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수많은 인구감소 도시와 고을은 맬더스의 거짓 선동과 이를 악용했던 과거 위정자들이 싫다.

머지않아 인구감소로 몇몇 도시나 마을 전체가 유령화되는 스페인 같은 현상도 우리나라에 생길지도 모른다.

지난 20년간 많은 정책들이 나왔지만, 합계출산율 상승 등을 해결할 근본적 대책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세상, 살아갈 만 하다고 느낄 요인이 많아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다.

그런데 눈을 뜨고 세상에 나와보니, 유전무죄, 아파트 계급, 대학 서열, 아빠 찬스, 무전유죄, 결혼지옥, 검찰공화국, 제멋대로 판사, 지역에서 되레 선민의식 가진 국민의종(公僕), 상사의 갑질, 천민 취급받는 비정규직 제도 등 기분 잡치는 환경이 너무 많아, 결혼포기 출산포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남들이 다양한 인구감소 대책을 구사하는 동안, 강릉시는 이런 정책을 병행하면서도, 사태의 심각성 부터 정책결정자들이 공유하는 게 좋다고 판단해, 시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구교육을 하기로 했다.

공직자들이 교육을 통해 사태 심각성을 근본적·체감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인구감소 대책이 디지털주민증확대나 출산장려금 인상에 그치지 않고, 교육환경, 라이프스타일의 품질, 노동과 보상 등에서 사회구성원들을 ‘살맛 나게 만들도록’ 하는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번 교육이 향후 인구 거버넌스를 한층 정밀하고 다채롭게 구사하게 하는 촉진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시가 처음으로 전체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구교육이고, 다른 공직사회, 공공부문 전체에서도 인구교육 사례가 드물다.

김중남 강릉시장은 인구교육을 앞두고 “민선 9기를 맞아 인구 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공직자가 한뜻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교육을 통해 인구 위기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시책 추진 과정에서 인구 증가와 정주 여건 개선을 우선하여 고려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31일 밝혔다.

강릉시의 ‘공직자 인구교육’은 오는 8월 3일 민선 9기 첫 월례조회와 병행해 시청 대강당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교육은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시의 모든 주요 정책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인구정책적 관점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강릉시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구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에서는 인구의 중요성과 저출생·고령화 현상, 청년인구와 지역 균형발전, 지방소멸의 원인과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전략 등을 다룬다.

강릉시는 이번 교육을 계기로 전 부서가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소관 정책과 사업 추진 시 인구정책적 관점을 반영할 수 있도록 공직자의 대응 역량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