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PI, 한미 디지털자산 분석 보고서 공동 발간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대한민국 디지털 G2를 향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원상 오르카 아시아 총괄,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밀러 화이트하우스-레빈 솔라나정책연구소 CEO, 크리스 몬타가노 오르카 최고법률책임자(CLO), 김에스더 해시드오픈리서치 연구원. 경예은 기자.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대한민국 디지털 G2를 향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원상 오르카 아시아 총괄,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밀러 화이트하우스-레빈 솔라나정책연구소 CEO, 크리스 몬타가노 오르카 최고법률책임자(CLO), 김에스더 해시드오픈리서치 연구원. 경예은 기자.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미국이 퍼블릭 블록체인을 금융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넓히는 반면 한국은 금융회사와 디지털자산 사업자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조차 명확하지 않아 시장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해시드의 정책 싱크탱크 해시드오픈리서치(HOR·Hashed Open Research)는 미국의 비당파 정책기관 솔라나정책연구소(SPI·Solana Policy Institute)와 공동으로 ‘디지털자산과 자본시장의 미래: 미국과 한국의 선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이 지니어스법(GENIUS Act)과 클래리티법(CLARITY Act) 등을 통해 전통 금융기관이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경로를 마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시장 참여자의 업무 범위와 인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HOR과 SPI는 국내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의 우선 과제로 ‘인가 체계 정비’를 꼽았다. 현행 논의가 라이선스 종류를 규정하는 데 집중된 반면 은행과 증권사, 전자금융업자 등이 기존 인가를 바탕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관련으로는 증권사가 온체인 지갑을 보유할 수 있는지, 신탁업 인가를 받은 은행이 디지털자산 수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등이 대표적인 쟁점으로 제시됐다. 나아가 입법 전에도 금융당국이 잠정적인 업무 지침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더해졌다.

실물자산토큰화(RWA) 시장을 활성화를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도 언급됐다. 미국에서는 증권법상 ‘레귤레이션 D’(Reg D)에 따라 적격투자자를 대상으로 자산을 판매할 수 있는 사모 면제 제도를 통해 국채와 펀드 등 다양한 자산의 토큰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의 수요가 높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취급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법인이 테더(USDT)나 서클(USDC) 등을 결제와 송금, 정산에 활용하려 해도 법인 계좌 개설과 준비자산 관리 등에 관한 기준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토큰증권(STO) 인프라를 프라이빗 블록체인 중심으로 구축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여 기관을 제한하는 프라이빗 체인은 비용 부담에 더해 글로벌 자본의 흐름을 단절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밀러 화이트하우스-레빈 SPI 대표는 솔라나의 ‘컨피덴셜 토큰 익스텐션’(Confidential Token Extension)을 사례로 들며 “프라이버시는 규제 당국의 정당한 요청이 있을 때만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기술적 장치 등을 통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는 “인가 문제는 발행부터 유통까지 전 참여자에게 가장 시급한 사안”이라며 “당국은 각 시장 참여자가 어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신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에스더 HOR 연구원은 “문제의 본질은 입법 속도가 아니라 방향성”이라며 “한국이 가진 세계 최고의 제조 인프라와 K-콘텐츠, 높은 디지털 수용력을 온체인 생태계로 결집하기 위해서는 폐쇄적인 틀을 깨고 개방형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시드오픈리서치는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의 해시드 라운지에서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들과 의회, 법조계 인사들을 초청해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하반기에 통과시킬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kyo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