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시·도 교육감협의회 공개토론회
학교단위로 운영…고정비용 발생 항변
“재정 축소 땐 과밀학급·취약학생 타격”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들이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을 축소하거나 내국세 연동 구조를 개편해서는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와 학급 운영에 필요한 고정비용은 그대로인 데다 돌봄과 특수교육, 인공지능(AI) 교육 등 새로운 재정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8일 국무조정실 주관 공개토론회 이후 재정당국을 중심으로 지방교육재정의 비효율성과 교부금 개편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0일 긴급회의를 열고 교부금 개편 움직임에 대한 공동 대응 논리를 마련하고 사회적 공론화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감들은 세수 변동에 따른 교부금 감소와 교육청 적립기금 소진으로 이미 일선 교육청의 재정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는 학생 수가 아닌 학교·학급 단위로 운영되는 만큼 학생이 줄더라도 냉난방비와 시설 유지비, 교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그대로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경우 학생 수는 감소했지만 학교와 학급, 교원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의 학생 수는 2021년 83만8837명에서 지난해 75만6698명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학교 수는 1366개교에서 1387개교, 교원 수는 5만7954명에서 6만871명으로 증가했다. 학급 수도 3만8515개에서 3만9248개로 늘었다.
노후 학교시설 개선도 주요 재정 수요로 제시됐다. 서울에서 준공 후 40년 이상 지난 학교 건축물은 전체의 34.3%를 차지한다. 40년 이상 된 건물 가운데 안전등급 C 이하인 건물은 156개 동으로 집계됐다. 석면과 샌드위치 패널 등 위험시설 제거와 스프링클러 설치, 내진 보강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입장이다.
교원·학부모단체도 교부금 축소에 반대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은 “교부금이 축소되면 과밀학급 해소가 지연되고 교원 정원 감축과 순회교사 확대, 학교기본운영비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 겸 서울시교육감은 내국세 수입의 일정 비율을 교부금으로 배정하는 현행 연동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 문제는 단순히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부금을 축소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의 문제”라며 “새로운 교육 수요를 기존 교육재정의 축소와 재배분만으로 충당하는 것은 교육계 내부의 제로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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