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나란히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외국인 4조원대 순매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13~14% 급락…반도체 쇼크에 전 업종 약세

2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32.09포인트(10.84%) 내린 6023.66으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는 59.01포인트(7.72%) 내린 705.85로 장을 종료했다. [연합]
2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32.09포인트(10.84%) 내린 6023.66으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는 59.01포인트(7.72%) 내린 705.85로 장을 종료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중국발 반도체 공급 확대 우려와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매가 이어지자 코스피는 장중 6000선이 무너진 뒤 6000선을 가까스로 회복해 마감했고, 코스닥도 8% 가까이 밀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32.09포인트(10.84%) 내린 6023.6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992.91까지 밀리며 지난 4월14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60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4000선을 돌파한 뒤 올해 1월 5000선, 2월 6000선, 5월 7000선과 8000선을 차례로 넘어선 코스피는 지난달 18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9000피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중국발 반도체 충격과 AI 투자 사이클 우려가 겹치면서 한 달여 만에 6000선 초반까지 밀려났고, 9000선에서 6000선까지 내려오는 데 걸린 시간은 한 달 남짓에 불과했다.

장 초반부터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시장 안정화 장치도 연이어 작동했다. 오전 9시6분께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서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어 오전 10시13분43초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8.02% 내린 6213.51을 기록하면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에 유가증권시장 매매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수급은 외국인 매도에 집중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조966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4조3337억원, 기관은 6300억원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지만 낙폭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했다. 전기·전자(-13.60%), 의료·정밀기기(-10.95%), 건설(-9.38%), 기계·장비(-9.28%), 통신(-8.58%), 금융(-8.11%), 유통(-7.34%) 등이 일제히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큰 폭으로 밀렸다. 삼성전자는 13.39% 내린 21만원, SK하이닉스는 14.65% 하락한 15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우(-12.01%), SK스퀘어(-15.60%), 삼성전기(-15.92%), 현대차(-9.68%), LG에너지솔루션(-5.17%) 등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59.01포인트(7.72%) 내린 705.85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697.45까지 밀리며 7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오전 9시14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낮 12시1분에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가동되면서 매매가 20분간 중단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515억원, 859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1345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알테오젠(-4.97%), 에코프로비엠(-7.87%), 에코프로(-9.80%), 레인보우로보틱스(-10.20%), 주성엔지니어링(-14.08%), 리노공업(-11.75%), 원익IPS(-15.57%), HLB(-3.34%) 등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면 파마리서치는 1.49%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는 중국 메모리 공급 확대 우려와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신뢰 약화가 겹치면서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액침식(Immersion)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 소식으로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 병목이 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며 “단기간 내 기술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어렵더라도 중국 메모리 공급 확대가 공급자 우위였던 메모리 시장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경계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오픈AI 데이터센터 투자와 관련해 2500억달러 규모의 금융 보증을 제공한다는 소식도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다”며 “AI 투자 규모가 실제 수요보다 과도한 기대에 기반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반도체를 넘어 전 업종으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hajun82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