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정책대출 규제 풀어달라 목소리 높아
금융당국, 李대통령 주문에 지원 방안 검토 중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27일 오후 4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두번째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된 가운데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실수요자를 위한 규제 완화책이 언급될 지 관심이 쏠린다. 치솟는 집값 상승 속 실수요자들을 위한 ‘핀셋 지원’을 필요하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이 이어지면서 당국은 이들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정부가 개설한 ‘부동산 토론회’ 게시판에는 27일 오후 3시 기준 7300여건이 넘는 글이 올라온 상태다. 지난 1차 토론회 시작 전 5600여건이 올라온 이후에도 약1700여건이 넘는 추가 제안이 올라오는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민 제안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을 포함해 청년·신혼부부와 같은 실수요자를 위한 규제 완화에 대한 제안은 100여 건이 넘는다.
부동산토론회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한 수도권 무주택자는 “생애최초로 20평대 아파트를 매수하려는데 매매가가 6억원인데 금융기관 제공 시세가 6억원이 넘어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현실을 반영한 주택가격 기준을 차등 적용하고 금액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초과하면 정책금융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시키는 ‘절벽 구조’가 아닌 단계적 축소 등 보완책을 마련해 달라”고 적었다.
이 같은 목소리가 이어지는 이유는 집값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실수요자들에게 ‘이중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KB부동산이 발표한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13일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9490만원을 기록해 16억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는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6억원의 기준선으로 설정(10·15대책)했던 지난 10월의 평균 매매 가격(14억6132만원)보다 1억34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서울아파트 전셋값 또한 이달 7억458만원으로 처음으로 7억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이 가운데 정책대출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의 절대 수 자체는 날로 줄어들고 있다. 정책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주택 가격의 기준은 디딤돌 대출 기준 5억원(신혼·2자녀 6억원, 신생아 9억원), 보금자리론 6억원이다. 아이가 없는 서울 거주가 필요한 실수요자가 정책대출을 이용해 구입할 수 있는 서울아파트는 초소형 또는 서울 외곽의 일부 아파트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청년·신혼부부의 자가마련 비율 또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층의 주택 보유율은 27.7%로 연령계층 구분이 현재 기준으로 재편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했다. 특히 지난해 39세 이하와 50대, 60대 간의주택 보유율 격차는 각각 35.8%p(포인트), 40.8%p로 나타나며 중장년층과의 자산 격차가 같은 기간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그럼에도 청년·신혼부부가 주로 활용하는 정책대출은 한도와 실행액은 오히려 줄며 자금난은 커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정부가 6·27 부동산 대책에서 디딤돌 대출(매수)의 한도를 5000만~1억원 줄인 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디딤돌 대출 실행액은 15조5411억원(신생아특례 구입자금 대출 포함)으로 규제 전 같은 기간(2024년 7월~2025년 5월, 24조8349억원) 보다 9조2938억원 줄었다. 한도가 최대 6000만원 줄어든 버팀목 대출(전월세) 또한 동기간 18조3088억원에서 8조7343억원으로 9조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정책대출 또한 막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년차 신혼부부인 A씨는 “경기도 비규제지역에서 생애최초로 5억원대 아파트를 디딤돌·보금자리론으로만 설계해 왔는데 은행으로부터 자체 총량 관리에 묶여 잔금일에 실행이 안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 ‘먹고 살 집’ 한채를 원하는 이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분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실수요자들의 규제 완화 요구는 이번 2차 토론회에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청년, 신혼부부, 생애 최초(구입자), 서민 주거 등은 핀셋형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정책 검토를 지시함에 따라 현재 금융 당국은 실수요자 대상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 완화, 정책대출의 공급 규모와 한도를 늘리는 방안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금융 당국 또한 전면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별로 주택 가격 격차가 크고 새 기준에 따라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될 경우 특정 주택 가격이 몰린 지역에 수요가 쏠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책 대출 대상자가 서울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서울만 보고 기준선을 전면 상향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갑작스러운 대출 셧다운 등이 발생해 생애 최초, 다자녀, 전세사기 피해자 등 다양한 실수요자 층에게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급 여력을 폭 넓게 가져갈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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