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사조·CJ제일제당·코카콜라·롯데칠성

비용 부담 늘어난 식품업계, 하반기 줄인상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물가 인상 요인 커”

축산물 가격 불안 지속…외식 물가도 상승세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참치캔 등 통조림류가 진열되어 있다. 사조는 다음 달 3일부터 주요 가공식품의 출고가를 인상한다. [연합]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참치캔 등 통조림류가 진열되어 있다. 사조는 다음 달 3일부터 주요 가공식품의 출고가를 인상한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박연수 기자] 올 하반기 식품·외식 물가 인상 흐름이 본격화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쟁 등 가격 인상 압력이 계속된 영향이다. 주요 식품업체가 이달 들어 가격 인상을 결정했고, 외식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물가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사조, CJ제일제당은 8월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농심은 8월 1일부터 주요 용기라면과 스낵, 음료 제품의 출고가를 각기 6.0%, 5.5%, 7.7% 인상한다. 가격 인상 브랜드는 용기면 17개, 스낵 23개, 음료 2개다. 대표상품인 육개장사발면과 새우깡 가격은 각 100원씩 오른다. 라면은 1년 5개월, 새우깡은 3년 11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사조는 8월 3일부터 참치캔과 장류, 식용유지 등 가격을 최대 20% 올린다. 참치캔은 10%, 꽁치·고등어 등 수산 통조림은 20% 인상한다. 고추장, 된장, 쌈장 등 장류 제품과 참기름, 들기름 등 식용 유지 제품의 가격도 각 12%씩 일괄 인상된다. CJ제일제당은 이달 30일부터 햇반, 만두, 생선구이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올리기로 했다.

코카콜라음료도 8월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환타 등 일부 제품 출고가를 100~300원 인상한다. 전체 인상률은 평균 7.2%다. 음료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지난달 26일부터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등 44개 품목을 평균 5.3% 올렸다.

식품업계는 가격 줄인상의 배경으로 유가 상승으로 인한 포장재 및 물류비 증가, 고환율,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꼽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발발한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가 수개월간 지속되며 수입 원재료 확보부터 물류까지 전방위적인 비용 부담을 키웠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상반기 가격 인상을 자제했으나, 커지는 압력에 결국 가격 인상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활동은 기본적으로 수익이 나야 한다”며 “적자의 문턱에서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고환율은 최근 하락하는 추세다. 1500원 중반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1400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한번 터진 둑을 메우기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하락한 환율은 2~3개월 후에나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여름에는 작황이 먹거리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추석까지 물가가 잡히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까지 물가는 굉장히 어렵다”며 “추석 지나 연말까지도 인상 요인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도 “1400원 후반대도 높은 환율”이라며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 원재료 수입 등 각종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김밥 판매점 가격표. [연합]
서울의 한 김밥 판매점 가격표. [연합]

외식 물가도 오름세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삼겹살(1인분·200g 기준) 외식비는 2만1321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3% 올랐다.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8154원으로 같은 기간 2.8% 올랐다. 칼국수 평균 가격은 3.6% 오른 1만38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김밥은 평균 3838원으로 무려 5.9% 올랐다.

외식 물가 인상은 불안정한 원재료 수급 문제가 크다. 대표적인 품목은 계란이다. 지난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이후 공급난을 겪고 있다. 23일 기준 국내산 계란(특란 30구) 평균 소비자가격은 7309원으로, 전년 동기(6984원) 대비 4.7% 올랐다. 정부는 외국산 수입을 통한 가격 안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한번 오른 가격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인 생산자물가도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의 인상률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30.03으로, 전년 동월 대비 8.6% 올랐다. 5월(8.6%)에 이어 두 달 연속 8%대 인상률이다. 전월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의 보합이지만, 인상률은 2022년 7월(9.2%) 이후 최고치로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농림수산품은 축산물(2.1%)을 중심으로 0.7% 상승했다.

최 교수는 “식품의 원료인 농축수산물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기후변화와 병충해 등으로 생산량이 낮아지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가공식품 업체의 경우 원재료 외에 인건비 인상 등이 원가 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번 오른 물가는 대규모 경제 위기 같은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내려가지 않는다”며 “평균 물가는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
siu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