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불참 방침 유지…표결 대신 숙의 중심 협의체 논의
AI·산업전환 대응 위해 사회적 대화 방식 변화 모색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와는 별도의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사노위에는 참여하지 않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인공지능(AI) 확산과 산업전환 등 주요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노사정 협의 모델을 모색하는 것이다.
24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전날(23일)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경사노위와 별도의 노사정 협의체 구성 방안을 논의했다. 새 협의체는 표결을 통한 의사결정보다는 충분한 숙의를 거쳐 의견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산별노조와 연맹이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회의에서 현행 경사노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주도의 사회적 대화기구가 노동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보다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는 기존 인식에 변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새 사회적 대화기구의 핵심은 의결 구조다. 정부가 제시한 의제를 일정 기간 논의한 뒤 표결로 결론을 내는 현재 경사노위 방식과 달리, 충분한 숙의를 통해 의견 접근을 시도하고 표결 절차는 두지 않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근 국회 사회적 대화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AI와 비정형 노동자의 사회보험 확대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논의 결과는 권고안 형태로 정부와 국회에 전달됐다.
참여 주체도 달라질 전망이다. 민주노총 중앙조직이 대표로 참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산별노조와 연맹이 업종별 사회적 대화에 직접 참여하는 체계를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현재도 고용노동부와 양대 노총 간 노정협의를 비롯해 생활폐기물 분야 노정협의, 조선업 노사정 협의체 등에서는 산별노조가 직접 참여하는 형태의 사회적 대화가 운영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새로운 사회적 대화 모델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AI 도입과 산업·에너지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노동계가 정책 결정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기술혁신과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노동자 의견을 제도적으로 반영할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4월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불참 배경에 공감을 표하며 “이제는 합리적인 주장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사회적 대화 참여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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