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11월 백악관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맞이하고 있다.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11월 백악관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맞이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원자력 협정이 중동 지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연이은 핵개발 요구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사우디가 자국 영토에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길로 이어질 수 있는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왜 사우디는 되고 우리는 안 되는가’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을 촉발했다”라고 지적했다.

NYT는 한국의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 엄격한 안전조치 수용, 26기 원자로 가동 경험을 부각하면서 한국은 오랜 기간 미국과 우라늄 농축 권리를 놓고 협상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원전조차 건립하지 않은 사우디가 잠재적 농축 권한을 확보한 것은 한국에 대해 이중잣대가 된다고 서술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전에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자국도 핵을 보유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결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약속해왔다고 강조했다.

NYT는 “이번 협정이 한국과 미국 간 (원자력)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계속 한국의 요구를 무시할 경우 70년 된 동맹 관계에 깊은 균열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 정부는 원자력의 평화적·상업적 이용 측면에서 원자력 연료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농축·재처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입장하에 한국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통해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정치적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

미 에너지부는 전날인 지난 22일 사우디와 원자력 협정(‘123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협정에는 우라늄 농축이나 사용후핵원료 재처리를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는게 국제사회의 비판을 불러왔다. 로이터 통신 등 다수의 외신이 이 두 조항이 없다는 것은 사우디가 장차 무기급 핵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것이라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사우디와의 123 협정을 승인할 것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이는 전적으로 사우디가 매우 존중받고 성공적인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고, 정식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해야 원자력 협정이 효력을 갖는다는 주장이다.

[1일1트] ‘트럼프를 알아야 세계를 압니다!’ 헤럴드경제신문 국제부가 1분 만에 훑어보는 트럼프 이슈를 [1일1트] 뉴스레터와 연재물을 통해 매일 배달합니다. 위 기사상단 제목·기자명 아래 <기사원문>을 클릭하시면 더 많은 트럼프 이슈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