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만료 앞두고 靑 “동향 기민하게 파악”
“군함 파견은 마지막 단계…신중할 수밖에”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미국발 경제·안보 현안이 다시 한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미국이 전세계에 부과한 10% 관세가 오는 24일 만료되는 가운데 이른바 ‘슈퍼 301조’(무역법 301조 관세)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 중동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우방국 역할론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여타 우방국의 행보를 주시하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은 신중하게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그동안 한미 관세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면서 “글로벌 관세 부과 종료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정부는 관련 동향을 기민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주 방미하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관련 사항을 미국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는 지난 3월 한국과 중국, 일본, EU 등 16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사전 절차인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한미 관세 합의와 별개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시금 관세 부과를 언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미-이란 간 충돌이 거세지고 있는 점도 우려를 사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이 호르무즈 통항국에 대한 ‘보호세’를 언급한 데다 군함 파견 요청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정부는 국제해상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와 관련해 최근 미측으로부터 구체적인 특정 자산 파견을 요청받은 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 검토는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미측과 관련 협력 방안을 지속 논의해온 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자유를 위한 실질적인 기여 방안에 대해 한반도 대비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 제반 요인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군사.안보 사항과 관련된 한미간 구체 소통 내용은 대외 공개하기 어렵다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했다.
이에 정부가 계속해서 신중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측에서 어떻게 요청하나 봐야 할 것”이라며 “교전 중인 상황에서 군함을 파견하는 것은 알려진 매뉴얼에서 마지막 단계에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민 교수는 이어 “만약 요청이 왔다면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주고 난 뒤 일본이나 유럽 국가 등 국제사회 동향을 지켜보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계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들 3국 장관의 논의 의제에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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