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청, 사찰의 문제제기에도 관리처분계획인가 통보

전통사찰법 시행령, 300m 이내 ‘역사문화보존구역’ 지정

해운정사 전경(왼쪽)과 아파트가 건립됐을 경우 가상도 [해운정사 제공]
해운정사 전경(왼쪽)과 아파트가 건립됐을 경우 가상도 [해운정사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부산 해운대구청이 우동3구역 정비사업조합측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통보하면서 인근 전통사찰인 해운정사의 재개발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 사찰측이 부산시에 시민감사를 청구할 예정으로 있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14일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해운대구 우동 229 일원 우동3재개발사업에 대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우동3구역 주택재개발사업조합에 통보했다. 지난 2025년 2월 재개발사업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가 난 지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이다.

조합은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우동 229 일원 16만727㎡에 지하 6층 지상 39층 20개동 2395세대의 아파트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해운대구청이 통보한 관리처분계획 인가는 기존 건축물의 철거 등 재개발 사업의 본격적인 착공단계로 진입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기준점이 된다.

이에 해운정사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운정사측은 지금까지 요구해 온 ▷사찰진입 대체도로 건설 ▷절 입구 아파트 내 소공원 조성 ▷절 소유 부지의 합의 후 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나 전혀 받아들이지 않은 채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통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운정사측은 특히 ‘부산 해운정사 부처님께서도 지금처럼 해운대 앞바다를 보셔야 합니다’라는 광고를 통해 “아파트(39층) 건립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처럼 친환경, 일조권, 조망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전통사찰법)에 명시된 전통사찰보존위원회 심의와 전통사찰법 시행령에 명시된 300m 이내 ‘역사문화보존구역’ 지정도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찰 측은 “39층 아파트 20개동이 들어서면 전통사찰은 아파트숲에 파묻히게 된다”고 우려했다.

해운정사는 지난 2015년 부산시로부터 전통사찰로 등록됐다. 해운정사 측은 14일 신도 3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부산시에 시민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며, 이와는 별도로 재개발사업 인가처분 취소소송을 법원에 제기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그동안 민원해결을 위해서 수차례 해운정사측과 접촉하며 노력해 왔고, 현재는 소송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전통사찰보존위원회 등도 사찰 측에서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조합 측도 “해운정사 앞 101동은 사찰측의 요구도 있고해서 기존 39층에서 10층으로 낮춰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며 “해운정사 측에서 제기한 민원 해결을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kaf20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