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자산 2조원대…“상전벽해급 변화”
“부동산 자산 비중 절반 아래로 떨어져”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부동산 왕’으로 불리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자산 구조가 급변하고 있다. 트럼프 일가 재산에서 가상화폐 관련 자산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며,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의 재산 총액은 이달 기준 약 72억달러(약 10조6000억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가상화폐 관련 자산은 14억달러(약 2조원)를 웃돌며 전체의 5분의 1을 차지한 반면, 부동산 자산 비중은 절반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2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 폭이 크다. 2023년 11월 기준 트럼프 일가 재산은 약 35억달러였고, 이 중 79%가 부동산 자산이었다. 당시에는 가상화폐 자산이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트럼프 일가의 부(富) 축적 방식이 상전벽해 수준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가상화폐 자산의 중심에는 트럼프 일가가 관여한 유통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있다. 이 회사는 스테이블코인 USD1 발행과 가상화폐 판매를 통해 약 10억달러에 가까운 부를 트럼프 일가에 안긴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당국에 은행업 인가도 신청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딴 밈코인과 비트코인 채굴 업체 ‘아메리칸 비트코인’ 지분도 자산 확대에 기여했다. 밈코인 관련 자산 가치는 약 2억8000만달러, 아메리칸 비트코인 지분 가치는 약 1억1400만달러로 평가된다.
반면 부동산 자산은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다. 트럼프 일가의 부동산 자산은 트럼프 재단을 통해 관리되며, 현재는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경영을 맡고 있다. 트럼프 재단은 최근 카타르 골프 리조트 개발 등 해외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 추세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도 자산 비중이 줄고 있다. 상장 직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적자 지속 등으로 최근 1년간 주가가 약 66% 하락했다.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이 회사 지분 가치는 지난해 6월 약 20억달러에서 올해 1월 16억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미국을 ‘가상화폐 산업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일가의 자산 확대와 맞물리며 이해 상충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월드 리버티와 협력한 가상화폐 거래소 창업자를 사면한 사례는 논쟁을 키웠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제국에서 출발한 트럼프 가문의 부가 이제는 디지털 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트럼프 시대 미국 가상화폐 정책과 개인 자산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고 짚었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