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ㆍ강승연 기자]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에서 11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주도로 실시된 분리ㆍ독립 주민투표에서 89%의 유권자가 찬성했다고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밝힌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대가 사실상 러시아에 넘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병합이 자칫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독배(毒杯)’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러軍, 우크라 동부 국경 장악=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루한스크 지역의 러시아 접경 마을인 안트라시트 주민들에 의해 촬영된 비디오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의 코사크 군이 트럭을 몰고 안트라시트에 무혈 입성했으며, 시청에 자신들의 깃발을 걸 때까지 주민들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국경지대는 사실상 러시아의 손에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이 영상이 촬영된 루한스크 지역뿐 아니라 대부분의 러시아 접경지역은 철책이나 높게 쌓아올린 벽을 찾아볼 수 없는, ‘황무지’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러시아인 정착지 체르크코보와 합병된 루간스크 접경지대 밀로프의 경우, 주택의 마당이나 길거리 위를 국경이 지나간다. 밀로프에 세워진 건물의 3분의 1 가량은 러시아 영토에 위치해 있다. 밀로프 주민들 사이에선 “부엌은 우크라이나, 화장실은 러시아에 있다”는 말까지 나돈다. 사실상 국경이 무의미해진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의 개입을 원활하게 만들고 있다. 앞서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축출됐을 때 러시아로의 피신을 도운 것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의 주민들이었다.

이에 대해 비즈니스위크는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지 23년을 맞았지만, 동부 국경 지역을 방어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보인 무사태평한 태도의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동부 합병 머뭇거리는 이유는=하지만 주민투표 이후 ‘전광석화’처럼 러시아와 합병한 크림반도와 달리 이번에는 러시아와 합병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가 짊어질 경제ㆍ외교적 부담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도네츠크ㆍ루간스크ㆍ하리코프 등 동부 3개주(州) 인구 800만명 가운데 절반은 은퇴자와, 여성, 공무원 등이다. 이들은 전적으로 주 정부 예산으로 생활하는 주민이다. 때문에 러시아가 동부 3개주를 합병했을 경우 연금 등 복지예산 지출 증대가 불가피하다.

포브스는 또한,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병합할 경우 러시아와의 1인당 GDP 격차를 메우기 위해 800억달러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했다. 이는 러시아 연간 석유 및 가스 수출 수입의 3분의 1에 이른다.

우크라이나 동부 병합에만 러시아 전체 GDP의 38%가 소요되며, 이후 매년 국가 예산의 6~8%, 군 예산의 12%를 우크라이나 동부를 위해 써야한다.

만일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체(인구 1500만)를 병합한다고 가정하면, 비용은 1200억~1600억달러로 배 이상 늘어난다.

우크라이나 동부 병합이 자칫 푸틴에게 ‘독배(毒杯)’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때문에 푸틴으로선 ‘동부의 위성국가화’ 또는 ‘연방제’ 선택지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블라디미르푸틴(VladimirPutin/정치인/러시아대통령)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에서 11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주도로 실시된 분리ㆍ독립 주민투표에서 89%의 유권자가 찬성했다고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밝힌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대가 사실상 러시아에 넘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병합이 자칫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독배(毒杯)’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블라디미르푸틴(VladimirPutin/정치인/러시아대통령)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에서 11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주도로 실시된 분리ㆍ독립 주민투표에서 89%의 유권자가 찬성했다고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밝힌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대가 사실상 러시아에 넘어갔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병합이 자칫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독배(毒杯)’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동부 지역 정치인과 엘리트 기업가가 궁극적 목표인 ‘연방제’를 요구하거나 추후 중앙정부로부터 보다 많은 자치권을 가져오기 위해 이번 투표 결과를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지숙ㆍ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