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이재현 회장(사진)이 12일 제71주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선정되면서 CJ그룹이 지난 2013년 이후부터 오너공백으로 정체됐던 성장동력을 회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사면으로 CJ그룹은 지난 3년 동안 ‘오너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앞서 이 회장은 조세포탈ㆍ배임ㆍ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252억원의 벌금을 선고 받았다. 당시 그룹 측은 “막막하고 참담하다. 그룹경영 차질 장기화에 대한 위기 상황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9일 재상고를 포기했다. CJ그룹은 “이 회장 건강이 안 좋아져서 사람부터 살리고 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고심 끝에 재상고 포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선장없는 CJ호‘는 그 동안 비상경영 체제로 최소한의 공백을 메웠지만 공격적인 경영을 할 수 없었다. 굵직한 M&A(인수합병)도 없었다. 2011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게 마지막이었다.

CJ는 지난해 티몬과 대우로지스틱스,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팜한농의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본입찰에는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1월에는 3800억원 규모의 아시아 최대 택배터미널 건설을 발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걸음을 내딛는가 싶더니 지난 6월에는 CJ제일제당이 추진하던 중국 바이오기업 매화 인수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사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CJ그룹의 투자동력 회복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 회장의 건강을 고려했을 때 당장의 경영복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오너 공백 장기화에 대한 위기감이 해소된 만큼 ‘CJ 2020 비전(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의 길에서 멈춰서 있던 그룹과 계열사의 투자활동이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지난 3년 간 CJ그룹의 가장 큰 걸림돌이자 숙제였다”며 “이 회장 공백기에도 주요 계열사가 꾸준히 성과를 내온 만큼 그룹 전체가 비전 달성으로 다시 키(key)를 맞추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 내부적으로는 인사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 회장의 구속 이후 CJ그룹의 인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무리한 인사를 하지 않다 보니 그룹 내 인사 적체도 장기화한 상황이다.

CJ는 통상 연말에 신임임원 20~30명을 포함, 90여명 규모의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파기환송심을 앞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감형, 집유를 선고받을 경우 인사를 통한 체제 정비가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오너 공백이 이어지면서 CJ그룹은 지난 2015년 인사에서 신임임원 13명만을 승진시킨 데 이어 2016 정기 임원 인사도 신임 임원 33명만 승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