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상장 CATL에 3일 간 600억↑

해외 주식 순매수 2위 규모·3위는 비야디

첫날 대거 베팅…“출하량 증가 예상”

중국 남동부 푸젠성 닝더에 위치한 CATL의 본사 전경. [AFP]
중국 남동부 푸젠성 닝더에 위치한 CATL의 본사 전경. [AFP]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전세계 배터리 시장의 38%를 점유하는 CATL(닝더스다이)이 홍콩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하자 국내투자자들은 3일 간 6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들은 지난 20~22일 동안 CATL을 4491만달러(614억원)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미국 최대 건강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1억2726만달러)에 이은 순매수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비야디(3802만달러)로 중국 기업 매수세가 강했다.

CATL은 20일(현지시간)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첫날 공모가 대비 16.4% 오른 뒤 다음달도 10.19% 상승 마감했지만 셋째날(22일) –3.26% 하락했다. 국내투자자들은 첫날 매수액의 대부분인 4055만달러를 베팅했다.

CATL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점유율에서 독보적 1위다. 2018년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의 창업판에 이미 상장돼 거래 중이다. 이후 기업이 성장하면서 해외 투자 유치 필요성이 커지자,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은 홍콩 증시에도 상장하게 됐다.

CATL은 앞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여파로 미국 국방부가 지정한 ‘중국 군사 관련 기업’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미국 투자자 자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쿠웨이트투자청, 카타르투자청 등 다수 투자자가 몰렸다.

CATL이 홍콩 증시에 상장한 다음날 MSCI는 ‘MSCI Global Standard’ 지수에 조기 편입을 발표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CATL H주의 유동시가총액은 현재 36억 달러고, 이의 MSCI EM 내 비중은 0.043% 정도로 추산된다”며 “수급 영향 규모는 기본 추산은 126백만 달러로 나온다. 조기 편입의 특수성을 감안해도 원화 3000억원 이내의 영향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CATL은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폳 등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9.7%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5% 늘었다. 최근에는 5분 충전으로 520㎞, 완전 충전 시 최대 1500㎞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를 공개해 선두 업체로서 기술력을 뽐냈다.

중국 췬이증권은 올해 배터리와 ESS용 배터리 시장 수요가 지난해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CATL의 배터리 출하량도 성장세를 내다봤다. 췬이증권은 “CATL 2분기 생산 일정이 가득 차 있는 상태로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가격 측면에서는 현재 원자재 가격이 안정됐고, CATL의 수익성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