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 2라운드

“살 빼고 체력과 경기력 더 좋아져”

배상문·강성훈·김백준·엄재웅 컷탈락

디펜딩챔프 김민규는 볼 소진 기권

유송규가 23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에서 열린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 2라운드에서 6번홀 세컨드샷을 하고 있다.   [코오롱한국오픈조직위원회 제공]
유송규가 23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에서 열린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 2라운드에서 6번홀 세컨드샷을 하고 있다. [코오롱한국오픈조직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표 거구였던 유송규가 체중 감량으로 견고해진 샷을 앞세워 생애 첫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유송규는 23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파71)에서 열린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5타로 단독선두에 나섰다.

이틀 연속 언더파를 치며 순항한 유송규는 2위 품 삭산신(태국)에 2타 차 단독선두로 대회 반환점을 돌았다.

2015년 프로 데뷔한 유송규는 10년간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2020년 헤지스골프 KPGA오픈 with 일동레이크골프클럽에서 3위에 오른 게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해 상금랭킹 34위로 가장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듬해 시드를 잃은 유송규는 3년 만인 지난해 투어에 복귀해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공동 8위에 오른 게 유일하게 눈에 띄는 성적이다.

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당시 유송규   [KPGA 제공]
2019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당시 유송규 [KPGA 제공]

2021년 체중이 137㎏까지 나갔던 유송규는 식단 조절로 30㎏ 감량하며 샷이 한층 단단해졌다.

그는 “발목을 다쳐 염증이 심해 체중을 줄여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오후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방식으로 체중을 뺐다”며 “(몸무게가 빠지니) 덜 지치고 체력 소모가 적어져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백스윙도 편해졌다. 비거리는 줄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 한국오픈을 첫 개최한 낯선 코스에서 많은 우승후보들이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유송규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한국오픈 월요예선을 2~3차례 경험하면서 코스가 내게 맞다고 느꼈다”고 했다.

유송규는 “항상 올 때마다 샷이 잘 맞는 느낌이 들고 코스가 편안했다. 페어웨이를 놓쳤을 때 깃대 공략보다는 그린에 올리는 것에 집중했다”고 했다.

우승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다른 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유독 한국오픈에선 3차례나 톱10에 올랐다.

유송규는 “한국오픈 우승은 꼭 하고 싶다. 상위 10위에 많이 올랐지만 항상 마지막 날 실수를 했다”며 “남은 라운드도 욕심내지 않고 마음 편하게 치려 하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이 대회에서 얻을 수 있는 5억 상금, 5년 시드, 디 오픈 챔피언십 출전권 가운데선 디 오픈 티켓이 가장 욕심난다”고 했다.

한국오픈 2라운드 도중 기권한 디펜딩 챔피언 김민규     [코오롱한국오픈조직위원회 제공]
한국오픈 2라운드 도중 기권한 디펜딩 챔피언 김민규 [코오롱한국오픈조직위원회 제공]

대회 코스를 옮긴 올해 한국오픈에선 많은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예선을 거친 정유준과 유송규가 1,2라운드 깜짝 선두에 오른 가운데 우승후보들이 줄줄이 컷 통과에 실패했다.

올시즌 KPGA 투어 챔피언 김백준과 엄재웅, 배용준이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출신으로 ‘해외투어 시드권자 복귀자’ 시드로 나선 배상문과 강성훈도 컷탈락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민규는 2라운드 도중 기권했다.

김민규는 이날 9번째 홀까지 8타를 잃으며 갖고 있던 볼 6개를 모두 소진해 더는 경기를 이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골프 규칙은 선수는 라운드 중 같은 제조사의 같은 모델 볼을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볼이 떨어지면 쓰던 볼과 똑같은 브랜드의 같은 품종 볼을 구해서 경기를 이어갈 수는 있다. 김민규는 이날 손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기권을 선택했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