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빛나라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2부장 인터뷰
새 정부, 재정정책 확대 기조 “장기물 변동성에 영향”
금리 하락 국면에서 자본 차익 노려야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 펀드, 운용액 3조 5000억원 달성
![지난 22일 박빛나라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2부장이 서울 여의도 FKI 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3/news-p.v1.20250523.74b0b889fbd24050a62e61443592e1d8_P1.png)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초단기 상품은 수익률상 한계가 있고 장기물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재정정책 변수는 장기채 수급 부담을 주는 만큼 1~5년 사이 중단기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 하락 기대와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국면에서 ‘채권’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채권형 펀드를 운용 중인 박빛나라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2부장을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만나 현재 시장에 대한 투자 전략을 들어봤다.
그는 “장기물 금리는 기준금리보다는 수급, 거시경제, 재정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금리 인하 기대가 있음에도 장기금리는 되레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채, 금리 인하보다는 재정정책· 거시경제 영향 커
그러면서 “경기 흐름만 보면 하방 압력이 뚜렷하고, 통화정책만 놓고 보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차 강화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재정정책 확대 조짐으로 인해 장기채에 대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박 부서장은 “그간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해 왔고 보험사 등 장기투자 수요층이 회계제도 변경 등의 이유로 장기채 매수에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수급이 안정된 국면이 있었지만, 향후 신정부가 출범하고 대규모 재정 확대가 추진될 경우에는 장기채 발행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1차 추경 이후 2차 추경과 내년도 예산 편성까지 감안하면 장기구간 국채 수급에 부담 요인이 생길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채권시장 여건은 우호적이지만 장기물에 대해서는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부서장은 중단기 회사채에 대한 선호도를 강조했다. 금리 하락 국면에서 자본 차익 기회가 있고 종목 발굴을 통해 초과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장기채나 초단기채보다 현재 금리 인하 기조에 더 밀접하게 연동되므로 운용에 유리하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변동성 커진 주식 시장 “채권, 우상향 곡선 따라 안정적으로 운용”
박 부서장은 “채권은 주식처럼 큰 수익을 주진 않지만, 위험 상황에서도 급락하지 않는 자산”이라며 위험자산인 주식과 함께 포트폴리오 일부로 편입할 것을 추천했다.
그는 “실제로 2022년처럼 50년 만에 최악의 채권시장이라 평가받던 해에도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 펀드의 수익률은 -1% 수준에 그쳤다”며 “단기간에 고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채권형 펀드는 우상향 곡선을 따라 안정적으로 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운용 중인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 펀드는 2008년에 출시돼 17년간 운용 중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 채권형 펀드다. 펀드 운용설정액은 약 3조5000억원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채권형 공모펀드 중 국내 최대 규모다.
이 펀드는 A- 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구성, 종목 선별을 통한 알파 수익을 추구한다. 이자수익뿐 아니라 스프레드 축소나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차익을 노리면서도 안정성은 높였다. 그는 “17년간 보유한 채권 중 신용등급 하락(트리플B 이하)이나 부도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보수적이지만 신중한 종목 선별과 리스크 관리가 기반이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인을 종목 선별 기준으로 삼는 이유다. 그는 “ESG가 수익률을 높이는 건 아니지만 ESG 리스크는 유동성 악화나 신용등급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라며 “채권 전용 ESG 평가 모델을 따로 운영, 1~5단계로 ESG 등급을 평가해 상위 등급의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