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승용부문 19.58% 감소

28억8753만5000달러 기록

가솔린차·전기차는 판매량 감소 뚜렷

하이브리드차 12.57% 늘며 선전

현대차 울산 3공장에서 아반떼가 생산중이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울산 3공장에서 아반떼가 생산중이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조치로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한 수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 동안 미국행 전기자동차 수출액은 5533만7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8.4% 감소했다. 이는 올해 3월(6128만 달러)과 비교했을 때도 9.7%가 하락한 수치다.

차종별로 승용차(화물·특장을 제외한 내연기관차) 수출액은 21억4163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3% 감소, 전월 대비로는 4.69% 증가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6억9057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57%, 전월 대비 3.13% 증가했다.

이를 종합한 전체 승용 부문 수출액은 28억8753만5000달러로 전년비 19.58% 감소, 전월대비 4.0% 증가했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국내 자동차 수출액은 3월대비 4월에 증가하는 영향을 보인다”면서도 “전년과 비교했을 때는 미국 수출액이 큰폭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통계와 관련 미국 정부가 추진해 온 관세 부과 기조가 우리 완성차 업계에 정면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HMGMA(현대자동차그룹 매타플랜트 아메리카)의 가동을 시작하는 동시에, 현대차 앨라배마와 기아 조지아 공장 생산량 증대를 추진하면서 미국 관세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자료=한국무역협회
자료=한국무역협회

지난 1분기 현대차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능력은 8만1800대, HMGMA의 생산능력은 2만5900대 수준으로 국내 생산능력 44만4900대 대비 24.2% 수준까지 상승했다.

현대차의 지난 1분기 미국 시장 판매량이 24만2729대였던 점을 감안했을 때는 현지판매량의 44.4%를 특별 생산 없이도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늘고 전기차 수출이 감소한 것은 현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 전기차는 현지생산을, 하이브리드차는 수출을 통한 물량공급을 추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이전부터 미국은 IRA을 시행하는 등,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 생산을 유도하는 인센티브 정책을 펴 왔다”라면서 “강도높은 관세 정책이 시행되기 전부터 우리 완성차업계는 현지 생산을 늘리며 문제에 대응해왔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에서 미국으로 나가는 완성차 대수가 급감한 것도 이같은 영향을 받은 결과로 관측된다. 현지 생산을 통해서 우리 완성차업계가 더욱 효율적인 시장 공략 방안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이같은 조치는 완성차 수출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온 울산과 전주, 아산, 화성, 광주 등 국내 지역 생산공장에는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수출액의 감소는 자연스레 생산라인의 중단으로 이어지고,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울산세관이 지난 19일 발표한 4월 울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액은 70억9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8.0% 감소했다.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가 주요 시장인 미국에로의 수출 감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줄어든 20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수출 부진이 이어지자 현대차는 직원들에게 낸 공지를 통해서 아이오닉 5와 코나일렉트릭을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의 12라인 가동을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은 추가적인 조치다. 현대차는 공지를 통해 “조립할 차량 없이 빈 컨베이어벨트만 돌아가는 ‘공피치’를 감수하며 생산라인을 가동했으나, 더는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우리 완성차업계의 추가적인 국내 투자계획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울산에 전기차 전용공장의 건설을 마치고 내년 1분기부터는 차량 생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EVO Plant)는 오는 7월부터 PBV(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의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건설되는 새공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국내 투자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한 만큼, 향후 신규 투자 방향은 관심을 갖고 지켜볼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