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익률, 25개 공적연금 중 20위
글로벌 평균 6.9%에도 못 미쳐
20년 평균 수익률도 ‘하위권’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본사 전경[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1/news-p.v1.20250521.4c62970d03304180a37dfa3b99392fe0_P1.png)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김민지 기자] 국민연금 수익률이 전 세계 25개 공적 연금 중 20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연기금에도 뒤처진 수익률이다. 세계 3위 수준의 운용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글로벌 평균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글로벌 국부펀드·공적연기금 분석기관인 글로벌SWF의 5월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국민연금의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6.56%로 나타났다. 수익률은 미 달러화 기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장 높은 성과를 낸 곳은 스웨덴의 국영 퇴직연금 펀드 AP7로 연평균 13.1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위권에는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9.19%), 호주 퇴직연금(ART·8.09%) 등 북유럽·북미·호주권 연기금이 다수 포진했다. 조사 대상 25개 연기금의 평균 수익률은 6.9%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일본의 공적연금펀드(GPIF·6.8%), 말레이시아 근로자공제기금(EPF·6.66%)보다 낮았다. GPIF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이며 EPF는 말레이시아 내 최대 공적연금 펀드다.
물론 국가별 연기금 수익률을 비교할 때 환율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10년 이상 누적된 장기 수익률이라는 점에서 일시적인 환율 효과보다는 자산배분 전략과 운용 구조 등 근본적인 차이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0년 장기 수익률 기준에서도 국민연금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2005년부터 2024년까지 20년간 국민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6.13%로, 37개 공적연금 가운데 32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평균 수익률인 6.8%보다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미국 주식 투자 성과에 힘입어 역대 최대 연간 수익률을 달성했음에도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연기금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수익률은 15%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부진한 장기 수익률의 배경으로 자산배분 전략과 운용 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스웨덴의 AP7은 민간 펀드와 경쟁한다. 가입자들은 AP7이나 정부기관인 스웨덴연금청이 검증을 통해 계약한 400여개 민간 펀드운용사 중에서 최대 5개 펀드운용사를 선택하는 구조다.
국민연금은 이와 달리 단일 기금운용본부 체제로 움직인다. ‘덩치’가 커질수록 운용 보수 인하 및 딜 성사에서 유리한 게 일반적이지만 국민 연금의 전략적 유연성은 오히려 줄었다.
자산배분의 차이도 뚜렷하다.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가 아직까지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에만 묶여 있는 반면 상위 수익률을 기록한 공적연금 대부분이 대체투자에 집중했다. 지난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전체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대체투자에 배정했다. 사모투자(23%)와 실물자산(26%) 비중이 약 절반에 이른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정부 기관이 아닌 연구기관의)비공식 분석 자료이므로 수익률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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