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美 등급 강등…환율 또 출렁이나

정부 “美 신용등급 강등 예상된 조치…시장 영향 제한적”

과거 사례처럼 환율 급등?…“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 무디스는 지난 16일 뉴욕증시가 마감한 이후 발표한 등급 변경보고서에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AFP]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 무디스는 지난 16일 뉴욕증시가 마감한 이후 발표한 등급 변경보고서에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AFP]

[헤럴드경제=김용훈·양영경 기자] “달러 약세 흐름이 뚜렷한 지금은 미국의 환율 압박 부담도 줄어든 상태로 보인다.”

19일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16일(현지시간) 무디스(Moody’s)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한 단계 낮춘 데 대해 대체로 충격은 제한적이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 테이블에서 환율 압박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은 더 내려갈 수 있다. 다만 미국 증시 영향 등 복합 요인이 있어도 충격 자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미국 달러 약세가 되면서 우리 환율이 내려갈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서 “미국의 무역적자, 재정적자가 계속 커지지 않는다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관세 협상에서 환율이 논의되니까,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데 힘을 더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오히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우리 입장에선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세은 교수는 “한·미 통상협상에 환율 테이블이 등장했다가 빠졌다”며 “달러 약세 흐름이 뚜렷한 지금은 미국의 환율 압박 부담도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미국은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S&P·피치·무디스)로부터 모두 최고 등급을 상실하게 됐다. 3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동시에 강등한 것은 1년 9개월 만이다.

무디스는 “지난 10년간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지속되며 부채가 급증했고, 감세 정책 등으로 세입은 줄어든 반면 지출은 계속 늘었다”며 “금리 상승과 맞물려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전체 재정지출에서 이자비용 등 의무지출 비중은 2024년 73%에서 2035년 7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향후 예산 운용의 유연성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무디스의 이번 강등은 스탠드다앤드푸어스(S&P), 피치(Fitch)와 뒤늦게 수준을 맞춘 조치”라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다만 시기상 이번 강등이 주요국과 미국 간의 관세협상, 미국 경제상황 등 기존의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단기적으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80원대에서 1380원대로 급락하며 10원 이상 출렁인 날이 11거래일에 달할 정도로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기재부는 “F4 관계기관 간 공조를 바탕으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시장의 과도한 반응이 나타날 경우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