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2회 우승 이어 메이저 3승

나흘간 악명높은 그린마일서 +1 선방

“오랜 스승 랜디 앞에서 우승 기뻐”

김시우 공동 8위 ‘메이저 첫 톱10’

스코티 셰플러가 19일(한국시간)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AFP]
스코티 셰플러가 19일(한국시간)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다시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시간이다. 지난해의 압도적 경기력을 되찾으며 생애 세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셰플러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클럽(파71)에서 열린 시즌 두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07회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4개로 이븐파 71타를 적어낸 그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2위 그룹을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342만달러(약 47억9000만원).

PGA 챔피언십 우승자에게 주는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처음 들어올린 셰플러는 2022년과 지난해 마스터스에 이어 메이저 3승 보유자가 됐다.

이달 초 더CJ컵 바이런 넬슨에 이어 시즌 2승을 달성하며 투어 통산 15승도 채웠다.

만 29세가 되기 전에 투어 15승과 메이저 3승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셰플러가 세번째다.

2년 간 세계 1위를 지킨 셰플러의 저력은 후반 9개홀에서 폭발했다.

3타 차 단독선두로 출발한 셰플러는 전반 9개홀에서 2타를 잃으며 LIV 골프에서 뛰는 욘 람(스페인)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 첫 홀부터 매섭게 반등했다. 셰플러는 10번홀(파5)에서 세컨드샷을 그린 앞 벙커로 보냈지만 버디를 잡고 다시 1타차 단독 1위가 됐고 14번홀(파4)과 15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추격자들과 타수 차를 벌렸다.

셰플러는 그린마일(사형장으로 가는 길)로 불리는 악명높은 16~18번홀 가운데 마지막 18번홀(파4) 보기 1개로 선방하며 여유있게 정상에 올랐다.

스코티 셰플러(오른쪽)가 PGA 챔피언십 우승컵인 워너메이커 트로피 앞에서 7세 때부터 자신을 지도한 랜디 스미스 코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스코티 셰플러(오른쪽)가 PGA 챔피언십 우승컵인 워너메이커 트로피 앞에서 7세 때부터 자신을 지도한 랜디 스미스 코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많은 선수들이 대회 내내 그린마일에서 타수를 잃고 고전하는 사이 셰플러가 나흘간 그린마일에서 잃은 타수는 1타에 불과했다. 대회 첫날 볼을 집어 올려 닦은 뒤 내려놓고 치는 ‘프리퍼드 라이’ 룰 논쟁에 불을 붙였던 16번홀(파4) 더블보기가 유일한 옥의 티였다.

지난해 마스터스와 투어 챔피언십을 포함해 시즌 7승을 휩쓸고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압도적 시즌을 보낸 셰플러는 연말 손바닥 부상을 당한 뒤 올시즌 우승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그러다 3월 제2의 고향에서 펼쳐진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우승에 근접한 셰플러는 이후 마스터스 4위, RBC 헤리티지 공동 8위로 예열을 한 뒤 더CJ컵 바이런 넬슨에서 고대하던 시즌 첫승을 획득했다.

셰플러는 우승 후 “메이저 챔피언십을 마무리하는 건 항상 어려운 일이다”며 “전반 나인홀에서 인내심을 잘 유지했다. 계속 경기에 집중하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후반 나인홀에서 정말 잘 해냈다. 팀워크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7세 때부터 스승이었던 랜디 스미스 앞에서 우승할 수 있어 더없이 기쁘다고 했다.

셰플러는 “랜디는 골프에 대한 모든 것을 내게 가르쳐 준 분이다. 골프 뿐 아니라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 가족같은 존재다”며 “랜디 앞에서 우승하고 함께 축하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했다.

11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셰플러를 추격했던 람은 그린마일에서 무려 5타를 잃으며 무너져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LIV 골프의 브라이슨 디섐보가 데이비스 라일리, 해리스 잉글리시(이상 미국)와 6언더파 278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김시우    [EPA]
김시우 [EPA]

김시우는 4언더파 280타로 람 등과 함께 공동 8위에 올라 메이저 대회 첫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18번 홀(파4) 3.7m 거리 파 퍼트를 성공하면서 대회 상위 15위 이내 선수에게 주는 다음 시즌 PGA 챔피언십 출전권도 따냈다.

디펜딩 챔피언 잰더 쇼플리(미국)는 최종 합계 1언더파 283타로 공동 28위,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오버파 287타로 공동 47위에 머물렀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