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알리멘토스와 체결한 SPA 해제

스틱 공동조성 ‘코파펀드’ 마지막 투자처

대두 가격 안정화…“셀렉타 실적 전망치 상향”

CJ셀렉타 [출처=CJ제일제당]
CJ셀렉타 [출처=CJ제일제당]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CJ제일제당이 브라질 자회사 CJ셀렉타 보유지분 매각 계약을 철회한 가운데 CJ셀렉타 생산품 수출 경쟁력이 오히려 향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번지알리멘토스와 2023년 체결한 CJ셀렉타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번지알리멘토스는 글로벌 5대 농산물 및 식품원료기업인 번지의 브라질 법인이다.

CJ제일제당은 “거래 선행조건의 충족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며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경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계약상 권리를 행사해 거래상대방에게 계약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CJ셀렉타는 양어(養魚) 등 동물사료의 원료로 쓰이는 농축대두단백(SPC) 생산업체다. 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유지해왔다. 다만 CJ그룹은 바이오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위해 CJ셀렉타 보유지분을 번지알리멘토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당시 시장에서 예상하던 매각금액은 4800억원 상당이었다.

CJ셀렉타 매각 결정으로 CJ그룹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조성한 코파펀드(스틱-CJ 글로벌투자파트너십펀드) 투자 및 회수 등 일련의 사이클에 마침표를 찍었다.

코파펀드는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하거나 해외 법인에 투자할 때 연기금·공제회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기업과 함께 출자하는 공동 투자펀드다.

CJ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중국 물류사 CJ로킨 ▷베트남 물류사 CJ제마뎁 ▷브라질 SPC 생산 CJ셀렉타 등 해외 기업 3곳에 투자 및 투자금회수(엑시트)하면서 다른 코파펀드와 비교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주목받았다.

특히 CJ셀렉타는 SPC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CJ는 2017년 브라질법인과 코파펀드를 통해 CJ셀렉타 지분 90%를 36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9년 CJ는 기존 대주주와 경영진이 소유하고 있던 잔여지분 10%을 추가 인수하며 지분구조를 단순화했다.

자금 마련 및 포트폴리오 재조정 필요성이 생긴 CJ그룹은 번지알리멘토스에 CJ셀렉타 지분매각을 결정했다. 양측은 2023년 10월 SPA를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 FI는 공동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하며 CJ제일제당은 펀드 보유지분(34%)에 기존 보유지분(10%)을 더해 CJ셀렉타 지분 44%를 보유하게됐다.

이후 약 1년6개월에 걸친 CJ셀렉타 매각 작업이 무산됐지만 오히려 CJ그룹에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분위기다. 대두 가격변동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CJ셀렉타 경쟁력이 매각 추진 당시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그룹으로서는 당장의 유동성 확보는 불가능해졌지만 향후 시장상황 변동에 따라 여러 방법론을 고려해 볼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다.

DS투자증권 장지혜·김대성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2분기부터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며 “바이오 사업은 대두 가격 안정화로 셀렉타 실적 전망치 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DS투자증권이 전망한 올 2분기 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 증가한 1조700억원이다.


aret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