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지역 인근 상권 둘러보니

대통령실 이전과 함께 월세 인상

집회로 장사는 오히려 전만 못해

인근 중개업소 “오피스텔 임대료 내려갈 것”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임세준 기자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2년 11개월 전 대통령실이 온다고 주변 상가들 권리금이 단번에 5000만원은 인상됐어요. 만약 옮긴다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을까요?”(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와 함께 했던 용산 대통령실이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삼각지역 주변 부동산이 술렁인다. 주요 대선 주자들이 세종 등으로의 대통령실 이전을 추진하는 만큼, 향후 이 일대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17일 삼각지역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 후 월세가 많이 상승한 점을 들어, 대통령실이 문을 닫으면 소폭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그간 건물주들이 누렸던 ‘대통령실 프리미엄’을 일부는 반납해야하지 않겠냐”면서 “2년 여전 대통령실 이전소식과 함께 일부 대형 상가들의 권리금이 갑작스럽게 오르고 월세가 올랐다”고 했다.

한강로 1가 삼각지 대구탕 골목 인근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근방 1층에 위치한 전용 약 100㎡ 기준 음식점 자리가 권리금 1억 5000만원에 500~600만원 가량한다”면서 “대통령실이 들어오던 2년 전만해도 월세가 200~300만원 수준이었으니 두배가량 오른셈이다. 조금이라도 조정은 불가피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삼각지역에서 신용산역까지 이어지는 용리단길. 서영상 기자
삼각지역에서 신용산역까지 이어지는 용리단길. 서영상 기자

반면, 대통령실 이전이 오히려 인근 상권 호재로 작용해 상가 임대료가 더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용산역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삼각지역 인근은 대통령실이 들어선 뒤 잦은 집회와 시위로 상권이 오히려 망가졌다”면서 “대통령실이 옮기면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용산공원까지 호재가 많은 만큼 이 근방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 이 일대는 MZ(밀레니얼+Z세대)들이 주로 찾는 용리단길의 상권확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용리단길은 2017년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인근에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들어선 뒤 신용산역 1번 출구부터 삼각지역까지 이어지는 상권이다. 6000여명에 달하는 아모레퍼시픽 직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MZ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신용산역 또다른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이근처 상권에서 대통령실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주로 찾는 용리단길이 삼각지역까지 뻗어오며 탄핵정국 속에서도 음식점 장소를 찾아오는 임차수요는 꾸준하다”고 답했다. 그러다보니 한강로 이면에 위치한 용리단길 상권은 대로변까지 확장하며 뻗어가고 있다.

삼각지역 주변 상권의 인기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임대동향에 따르면 삼각지역에서 4호선으로 한구간 차이인 숙대입구 소규모상가(2층 이하이고, 연면적 330㎡ 이하)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4분기 모두 0%를 기록했다. 서울 전체 평균인 4.77% 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용산구 대통령실 주변 삼각지역. 서영상 기자
용산구 대통령실 주변 삼각지역. 서영상 기자

하지만 대통령실이 옮기게 된다면 주변 원룸, 오피스텔 시장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인근 부동산 업계는 내다봤다. 대통령실 입주과정에서 주변 원룸 오피스텔들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삼각지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옮기고 나서부터는 용산파크자이 오피스텔 분리형 원룸이 임대가 나오는 동시에 곧바로 계약이 됐다”면서 “현재 전세 4억2000만원 정도가 대통령실이 오기 전만해도 1억원 가량이 저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변 원룸이나 오피스텔들에는 대통령실이 이전한다면 꽤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