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총동문회 홈피에 尹 옹호 글 올려

“그 이름 학교 역사 속에 남을 것” 강조

윤석열 전 대통령. [충암고 총동문회 홈페이지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 [충암고 총동문회 홈페이지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국회 탄핵 소추로 파면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윤 대통령의 모교 충암고 총동문회가 “수고하셨다”라고 위로를 건넸다.

비록 “동문 개인의 공직 이력에 대한 기록과 예우 차원”이라고 밝혔으나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란 점에서 섣부른 인사란 지적이다.

16일 서울 충암고등학교 총동문회 홈페이지에는 ‘충암의 아들-윤석열(8회) 전직 대통령’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총동문회 관리자가 ‘포커스 충암인’ 코너에 올린 이 게시물은 “공직을 수행한 동문에 대한 기록 차원의 게시를 통해 충암인으로서의 족적을 남기고자 한다”라고 게재 취지를 밝혔다.

[충암고 총동문회 홈페이지 갈무리]
[충암고 총동문회 홈페이지 갈무리]

총동문회는 “윤석열(8회) 동문은 제 20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2022년부터 약 3년간 국가를 대표하는 공직을 수행하셨다. 2025년 4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셨다. 현재는 민간인 신분으로 복귀하셨다”라고 적었다.

이어 “윤 동문에 대한 평가는 향후 역사의 몫이겠지만,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의 자리에 있었던 충암인의 여정을 우리는 기억한다”며 “그 길이 순탄했든 험했든, 미우나 고우나 그는 충암의 아들임에 분명하며 그 이름은 학교의 역사 속에 남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수고하셨습니다’”라며 “국가의 대표로 살아간 시간은, 그 자체로도 쉽지 않았을 것이기에 말이다”라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충암고 후배들에게는 “여러분은 과거의 누구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리더십의 기준이 되고, 사회를 이끄는 책임있는 주체가 될 존재들”이라며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배움과 신념으로 무장한 충암의 정신은 더욱 빛날 것이다. 용기를 잃지 말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 미래를 이끄는 지도층이 될 것이다”며 “충암의 이름으로, 우리는 다시 전진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 말미에는 논란을 예상한 듯 “본 게시물은 특정 정치적 입장이나 헌법재판소 판단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지 않으며, 동문 개인의 공직 이력에 대한 기록 및 예우 차원에서 작성됐다”라며 “총동문회는 정치적 중립성을 존중하며, 향후 주요 게시물 작성 시 공동체 합의 절차를 준수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달렸다.

충암고는 윤석열 대통령(8회 졸업생) 뿐 아니라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7회),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12회),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17회)의 모교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에는 “아들 사식 좀 많이 넣어라”, “윤씨 모교망신 그만 시키고 조용히 반성하며 살아라”, “똥통학교 인증인가”, “애들 가르치는 곳에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등 비판적인 댓글이 빗발쳤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