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을 꼽으라면 단연 ‘좋은 정보 좀 없어?’입니다. 하루 종일 증시를 보고, 분석 보고서를 읽고, 두루 전문가를 만나는 게 기자의 일이다보니 단숨에 상한가를 칠 대박 정보 하나쯤은 숨겨 두고 있지 않겠냐는 지레짐작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정보’ 혹은 ‘정보력’에 의지해 투자하는 게 제약·바이오주입니다. 대박 신약이 나올거라던데, 미국 무슨 기관에서 인정을 받았다더라 등 별별 소문에 주가가 요동을 칩니다.
그런데 ‘정보’의 탈을 쓴 그런 뜬소문은 과연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요?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에 ‘한탕’을 노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요? 더군다나 진짜로 남보다 한 발 앞선 정보라면 미공개 내부정보일 가능성이 높고, 그걸 이용하는 건 불법입니다.
안타깝지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제약·바이오주는 그런 투자가 당연시됐습니다. 일단 제약·바이오 업종은 일반 투자자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렵습니다.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도 무슨 약인지 모른 채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가 조제한 걸 받아 먹을 뿐이잖아요.
하물며 신약 물질이 어떻네, 승인 가능성이 높네 낮네, 판매량이 얼마나 될 것 같네 등등을 스스로 판단해서 투자하는 걸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더더욱 뜬소문이 제법 그럴 듯한 말로 포장된 ‘정보’로 둔갑돼 투자자를 현혹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권위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누군가가 실제로 천문학적 돈을 주고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술을 사가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그 규모나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투자뉴스 뒤풀이’는 과거 ‘코스닥 잡주’, ‘작전주’ 정도로 치부되던 제약·바이오주가 ‘K-바이오’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확인하고, 투자를 할 때 눈여겨봐야할 재무 정보가 무엇인지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혹시 셀리드라는 종목을 아시는지요? 작년 이 맘때 제법 기사로 많이 다뤄진 기업입니다. 회사는 스스로를 항암면역치료백신 및 COVID-19 예방백신 개발 전문 기업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뉴스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죠. 바로 베이커리 회사 지분을 100%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이 기업은 2019년 기술평가를 통해 코스닥에 특례 상장됐습니다. 당장 실적은 없더라도 기술력이 우수한 벤처 기업을 상장해 성장을 돕겠단 취지가 바로 기술특례상장제도입니다.
코스닥 상장사는 연 매출이 30억이 돼야 상장이 유지됩니다. 하지만 특례 상장되면 5년 간 매출이 나오지 않아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아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습니다.
셀리드는 상장 이후 한번도 이 매출 조건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2024년 매출도 30억원을 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기를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본업에서 성과를 내 기준을 충족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요. 그래서 매출이 보장된 빵집을 인수했습니다. 지분 100% 인수했으니 연결 회계처리를 하면 빵집의 손익이 그대로 셀리드로 올라탑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성공적입니다. 2023년 매출이 전혀 없었던 셀리드는 2024년 41억650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생존에 성공했습니다.
![[셀리드 2024년 사업보고서]](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8/news-p.v1.20250328.23c0553a9e8f4ac29fc81da8c5c95117_P1.png)
매출유형을 보면 이커머스사업부에서 38억70억원을 벌었습니다. ‘식품 및 베이킹 기자재 등’이라고 돼 있습니다. 바이오 기업의 핵심 매출인 기술이전 매출은 전무하고 위탁생산 매출은 3억5805만원에 불과합니다. 빵 팔아서 생존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업, 지난해 여름 잠시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자 관련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그러다 돌연 2024년 8월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주가가 한창 치솟을 때니 회사 입장에선 유상증자를 하기 더없이 좋은 타이밍이었습니다.
이후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쳤습니다. 주가 상승과 급락이 워낙 단기에 일어난 탓에 이익을 본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셀리드의 사례는 아직도 우리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주 투자가 사실 확인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어나는 걸 잘 보여줍니다.
이 기업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하는 기업은 맞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전혀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종 개발에 성공해 판매하는 제품이 없는 것입니다.
뒤에 ‘K-바이오’를 설명하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지만, 제약·바이오주 가치 측정의 핵심인 ‘라이선스 아웃’(License-out·기술수출)은 2021년 LG화학과 맺은 1835억원 규모의 계약 단 하나뿐입니다. 그나마 계약금으로 받은 금액은 10억원에 불과하고 비임상 단계라 총 계약규모인 1835억원을 실제로 받을 수 있을지도 불분명합니다.
![[셀리드 2024년 사업보고서]](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8/news-p.v1.20250328.6b5b0de803054b54ab1e20b7bc589569_P1.png)
벌어들이는 돈은 없는데 연구개발에 2024년 181억을 썼습니다. 매출이 전혀 없던 2023년에도 119억을 넘게 썼습니다.
물론 제약·바이오주는 연구개발이 제일 중요합니다. 힘든 시기를 버티고 버텨 신약 개발에 성공하거나 글로벌 거대 제약회사(빅파마·Big Phama)와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으면 대박이 터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기업, 매년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지속할 여유자금이 없습니다. 이 회사의 2024년말 기준 유동자산은 114억원인데 유동부채는 49억원입니다. 유동성이 65억원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지난 18일 또 유상증자에 나선 것입니다. 주주의 원망과 시장의 강한 비판에도, 셀리드 입장에서만 보면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이렇게 허약한 재무 상태에도, 말씀드렸듯 이 기업 주가는 지난해 한때 치솟았습니다. 막연한 기대와 정체 모를 누군가가 분류한 테마주로 엮이면서 말이죠.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16화에는 투자와 관련해 한가지 흥미로운 대화가 나옵니다.
김성균 배우가 허리를 다쳐 입원하자 성동일, 최무성 배우가 문병 갑니다. 병실 안에서 TV를 보다 주가지수가 처음으로 1000을 넘었단 소식에 어떤 종목에 투자하면 좋을지 논의합니다.
그때 김성균 배우가 “내 친구가 삼성전자, 한미약품, 태평양 화학은 꼭 사라고 하던데”라고 말합니다. 이에 은행원인 성동일 배우는 “주식은 끝났다. 이율 17%짜리 통장 만들어줄테니 은행에 맡기라”고 반박합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 화면 갈무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8/news-p.v1.20250328.546d8988674340c1a2917836ef416e6c_P1.jpg)
태평양 화학은 현 아모레퍼시픽입니다. 삼성전자야 두말할 필요 없는 대한민국 대장주죠. 태평양 화학과 한미약품을 꼽은 건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인 1988년이 아닌, 이 드라마가 제작돼 방영된 2015년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을 중심으로 ‘K-뷰티’를 선도하며 주가가 치솟았습니다. 한미약품은 빅파마 중 하나인 일라이릴리 등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잇달아 맺으며 주가가 치솟았고 ‘K-바이오’의 가능성을 알렸습니다.
어떤 산업 앞에 ‘K’가 붙는다는 건 단순한 수식을 넘어 성장성이 대폭 커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한다는 건 퀀텀점프에 비견할만합니다. 때문에 K-팝, K-게임 그리고 최근의 K-푸드까지, ‘K’가 붙으면 주가는 한층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과 받고 한 단계 도약합니다.
K-바이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한미약품 이후 뚜렷하게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시 제약·바이오주는 뜬소문에 의존해 각종 테마주로 난립하는 처지로 돌아갔습니다.
다행히 최근 몇 년 사이 명실상부 ‘K’를 붙일만한 바이오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턴 어떤 근거로 ‘K-바이오’라고 하는지, 특정 종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약·바이오는 어렵습니다. 기술력과 성공 가능성, 사업성 등을 일반 개인투자자가 판단하고 전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투자는 쉽게 하니 참 아이러니하죠.
아무튼, 너무 전문적이고 어려운 내용을 스스로 이해하기 어렵다면, 최고 권위의 기관이나 단체, 기업 등으로부터 인정을 받는지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동네 유소년 축구 선수들을 제가 보면 다 잘하는 것 같아 보이죠. 그런데 만약 네덜란드 명문 프로축구팀으로 유소년 육성에선 세계 최고라 꼽히는 아약스와 계약을 맺은 선수가 있다면? 갑자기 고만고만해 보이던 무리에서 단연 그 선수가 눈에 확 뛸 것입니다.
제약·바이오주도 같은 논리로 좋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가려볼 수 있습니다.
다음달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에서 미국암학회 연례학술대회(AACR)가 개최됩니다. AACR은 암 치료, 진단, 예방 관련 최신 동향과 최신 혁신기술을 발표하는 최고 권위 대회입니다.
AACR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은 임상시험 결과와 신약 후보물질을 발표하고, 이 자리에서 발표된 임상 결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에 중요 자료로 활용됩니다.
때문에 AACR에서 발표를 한다는 건 해당 기업의 기술력이 상당히 높이 평가 받고 있다는 의미이며 사업적으로도 기대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중요한 자리에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대거 참여합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 이미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대기업뿐 아니라 에이비엘바이오, 루닛, 리가켐바이오, 보로노이 등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AACR에 참여한다는 건 분명 해당 기업들을 주목할 충분한 근거가 됩니다. 적어도 ‘코스닥 잡주’는 아니란 말이니까요.
▶다음으로 중요하게 따져볼 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입니다.
라이선스 아웃은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기술을 중간에 사오는 것입니다. 대신 최종 개발에 성공해 시판에 들어가면 막대한 돈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또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계약을 맺으면서 총 계약금액의 5~8% 정도를 계약금 명목으로 줍니다.
제약·바이오 기술은 최종 성공까지 워낙 비용도 많이 들고 성공 가능성도 낮습니다. 설사 최종 개발에 성공해도 시판 허가를 받고 실제 판매유통망을 뚫는 건 비용과 인력이 많이 필요한 정말 힘든 일입니다.
때문에 비교적 규모가 작고 자금력이 부족한 바이오 스타트업 기업이라면 초기 단계에서 계약금을 받고 기술을 넘기는 게 오히려 좋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다시 기술개발에만 몰두해 계속해서 빅파마들이 탐낼 기술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죠.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이라면 초기 개발 단계의 시행착오와 낭비되는 비용 및 인력을 줄이고 우수한 개발역량을 성공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은 신약 개발에 쏟을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좋은 게 바로 라이선스 아웃입니다.
![[이미지FX로 만든 가상의 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8/news-p.v1.20250328.ae5bbacc85754a118b6197b96a2c9e8d_P1.jpg)
그럼 바이오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라이선스 아웃을 생각해보죠.
아직 최종 성공하지도 않은 기술을 누군가 사간다는 건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라이선스 아웃 계약은 그 자체로 업계에서 상당히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더군다나 계약 상대방이 화이자, 얀센, 사노피 등 글로벌 초대형 제약사, 즉 빅파마라면 더더욱 기술력을 인정 받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허투루 기술 검증을 하고 돈을 퍼주진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당연히 총 계약금액이 중요합니다. 성공할 경우 얼마나 시장이 열릴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빼놓지 말아야 하는 게 계약금인 선급금입니다. 총 계약금액은 일단 계약서에만 존재하는 금액입니다. 만약 개발에 실패하면 그냥 없던 돈이 됩니다.
하지만 선급금은 다릅니다. 계약금이니깐 설사 기술개발이 중간에 실패하더라도 돌려주지 않아도 됩니다. 내 주머니에 들어온 내 돈입니다. 또 총 계약금액 대비 선급금이 다른 여타 라이선스 아웃보다 많다면,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거나 꼭 필요한 핵심 기술이라고 인정 받은 것일 수 있습니다.
리가켐바이오의 2024년 사업보고서를 보죠. 2023년 미국 얀센과 총 2조2000어원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금 명목으로 받은 선급금은 1300억원 가량 됩니다.
![[리가켐바이오 2024년 사업보고서]](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8/news-p.v1.20250328.b798a2042af846d4ac6558aa49510af4_P1.png)
계약 대상에 무슨 후보물질이라고 돼 있지만, 일반 투자자가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안심할 수 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빅파마인 얀센이 당장 1300억원을 꽂아 주고 사간 기술입니다. 만약 개발에 성공하면 2조2000억원을 주겠다면서 말이죠. 참고로 유한양행이 2024년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넘었습니다.
그 외 지난해 10월 일본 제약업체와 맺은 계약 등 정말 많은 라이선스 아웃 계약이 체결돼 있습니다.
리가켐바이오처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빅파마와 굵직하게, 여러 건 지속적으로 맺고 있다는 건 분명 해당 기업의 기술력이 꾸준히 시장의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그때 받은 수백~수천억원의 계약금은 그대로 이익으로 호주머니에 꽂힙니다.
누가 퍼뜨렸는지 알 수 없는 ‘~카더라’에 의지해 ‘코스닥 잡주’에 투자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합리적인 투자 의사 결정 과정입니다.
다만 라이선스 아웃을 볼 때 또 하나 중요한 게 있습니다. 계약을 잘 맺어 빅파마가 기술을 사갔더라도 이후 개발 과정에서 실패할 수 있습니다. 혹은 기술 자체는 잘 개발되고 있지만 경쟁사가 먼저 같은 기술로 시판 허가를 받거나, 훨씬 싸게 신약을 공급해 내가 설사 시판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시장 가치가 없을 수 있습니다.
2016년 한미약품 사업보고서를 보죠. 우선 매출부터 보면 2014년 7612억원이던 매출이 2015년 1조3175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등합니다. 그러다 이듬해 8827억원으로 뚝 떨어지죠.
2015년이 바로 라이선스 아웃이 폭발한 해입니다. 관련 매출이 2014년 거의 미미하던 수준에서 2015년 5125억원으로 폭발합니다. 이게 고스란히 전체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이죠.
그런데 2017년에 보면 이게 사라집니다.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추가로 해내지 못한 것입니다.
또 ‘주석’을 보면 ‘개발비 손상’이 455억원 잡혀 있습니다. 2015년 라이선스 아웃으로 기술수출을 했는데 1년만에 계약이 해지된 것입니다. 그럼 라이선스 아웃했던 연구·개발 기술 관련 개발비는 바로 손상 처리하기 때문에 이 금액이 잡힌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라이선스 아웃에서 눈여겨 봐야할 또 하나가 진행경과입니다. 아직 임상에 들어가지도 않았는지, 임상에 들어갔다면 1상인지 2상인지 3상인지 중요합니다. 각 단계 하나하나를 넘기란 참으로 힘듭니다. 때문에 한 단계를 넘어섰다는 건 상당한 진척을 이뤘고,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라이선스 아웃의 총 계약규모가 같더라도 전임상보다는 임상 1상이 기업가치 평가엔 훨씬 도움이 되겠죠. 또 중요한 마일스톤에 따라 돈을 추가로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살피면 기업 가치 잠재력은 물론 현재 이익 수준에서의 기업 가치를 가늠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게티이미지뱅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8/news-p.v1.20250328.64fd1034c3c143fe928a67853f3bd93b_P1.jpg)
▶제약·바이오 기업은 사업보고서를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매출도 시원찮고, 영업적자를 보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공시의 전부는 아닙니다. 라이선스 아웃처럼 금쪽 같은 정보들이 총망라된 곳이 바로 사업보고서입니다.
물론 굵직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은 개별적으로 공시를 합니다. 그에 따라 해당 기업 주가가 급등하죠. 하지만 해당 계약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 몇 년 간 그 기업의 계약 추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지 등을 한눈에 파악하려면 사업보고서만한 보물단지가 없습니다.
특히 신약 개발은 워낙 성공 가능성이 낮다보니 대형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었더라도 진행 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바로 손상 처리합니다. 천문학적이던 총 계약금액은 당연히 물거품이 되는 것입니다.
계약 규모가 크면 개발 실패 사실을 별도 공시하기도 하지만 계약 성사 공시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집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뇌리에는 막연히 수천억원 혹은 몇 조원에 달하는 총 게약금액만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사업보고서나 분기, 반기보고서 등을 통해 관심 있는 종목을 점검하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오늘은 ‘K-바이오’의 가능성을 긍정적인 시선에서 살펴봤습니다. 글로벌 제약 업계가 주목하는 한국 바이오 코스닥 상장사들이 투자자들의 제대로된 대접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기를 바랍니다.
김우영 기자/CFA
#헤럴드경제 기자입니다. CFA 자격증을 취득한 뒤 CFA Society Korea PA(Public Awareness) Committee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하는 기자로서 사명감에 CFA의 전문성을 더해 독자 여러분께 동화처럼 재미있게 금융투자 뉴스를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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