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한국 연예인들의 콘서트가 갑자기 취소된다. 기업인들 및 장기 체류자들을 위한 상용비자 발급도 중단됐다. 공산당 기관지를 통해 한국 내 ‘친중 친북 반미’ 성향 인사들의 기고문을 집중 소개한다. 중국이 지난 한 주 행한 ‘사드 보복’ 의심 행위들이다.
그런데 정작 국내 일부 인사들이 우려했던 대규모 무역 보복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민일보와 관영 CCTV 등을 통해 연일 한국 때리기에 여념 없는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오히려 중국 모택동의 정신을 물려받았다며 자국에서 칭송받는 샤오미 회장은 이 사이 국내 최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회사를 방문, 납품을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중국의 소심한 ‘사드 보복’은 한중 경제 구조와 관계 있다. ‘세계 3위 수출국, 세계 1위 수입국’,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대한민국의 비중이다. 지난 5월까지 중국은 우리나라에 374억 달러 규모의 각종 물품을 수출했고, 또 611억 달러의 다양한 제품을 수입했다. 중국이 대한민국과 경제 교류를 중단한다면 중국 전체 수출 물량의 4.6%, 수입 물량의 10.7%가 허공으로 사라진다.
실제 전면적인 한중 경제 전쟁이 일어난다면, 중국의 피해는 위 숫자 이상일 확률이 높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물량 상당수가 현지 소비자들을 위한 소비재가 아닌 중간재와 자본재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에서 미국, 유럽, 일본 수출을 위해 중국에 원재료와 부품을 수출, 중국에서 가공해 다시 수출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의 비중은 78.1%에 달하지만, 소비재는 2.6%에 불과하다. 그나마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화장품, 먹거리 등의 수출이 늘어난 결과다.
한국무협협회가 최근 발표한 ‘중국의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는 이 같은 중국 무역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일반소비재 수입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지난해 5.9%로 일본의 5.8%에는 약간 앞서고 있지만 미국(7.6%), EU(28.4%)에는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아직 완제품 소비재 수출 시장으로써 중국은 우리 기업들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다.
국내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내수 시장의 경우 중국식 국산품 장려 정책과 중국 투자 정책에 따라 현지 지분이 절반 가량인 현지 공장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며 “또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위한 완제품 역시 임금이 급속하게 올라간 중국이 아닌, 동남아나 제3국 공장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우리의 대중 수입 물량 상당수는 여전히 소비재다. 저가 농산물과 김치 같은 2차 가공품, 또 값 싼 전자제품 및 의류 같은 생활 소비재가 대부분이다. 그나마도 대부분 품질보다는 가격 경쟁력 우선이다. 대부분 동남아 또는 국내 생산 등을 통해 대체 가능한 품목이다. 반면 이를 우리에게 팔아온 중국에게는 단기간 내 대체가 불가능하다. 많은 수의 중국의 중소 생필품 업체, 그리고 종사자들의 폐업과 실업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이는 공산당 체제의 불안으로까지 이어진다.
최근 한중 갈등 직후 유럽중앙은행(ECB) 이코노미스트들은 “글로벌 공급사슬 속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독특하다’”며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만든 제품의 수입이 어려워진다면 중국의 수출 역시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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