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역전세보다 준공 후 미분양이 더 무섭다. 내년 이후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적체되면 외부 요인이 없이도 부동산 시장에 큰 충격파가 올 수 있다.”

최근 한 금융권 부동산 전문가는 역전세난 논란에 대해 공급속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이 준공 이후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미분양은 소리 없이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를 살펴보면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가구 수는 5만9999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만4068가구보다 76.1% 증가한 수준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미분양이 가장 적었던 2월 5만5103가구보다 8.9%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증가율이라고 밝혔다. 4월 5만3816가구, 5월 5만5455가구 등 미분양이 계속 느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를 포기하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 전국 아파트 계약률이 4분기째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최근 올 2분기 전국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이 70.5%라고 발표했다. 전 분기보다 8.1%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1.7%포인트나 떨어졌다. 분양 후 6개월 내 실제 계약이 이뤄지는 초기분양률은 지난해 2분기 92.2%를 기록했지만, 4분기엔 87.1%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는 78.6%로 줄곧 내림세다.

지난해부터 일시적으로 공급이 많았던 지역의 충격이 크다. 17개 시/도 가운데 미분양이 감소한 3곳(강원, 서울, 대전)을 제외한 9곳(부산, 광주, 울산, 충북, 세종, 전북, 전남, 경남, 제주)이 분양물량이 늘었다. 분양물량이 줄었지만, 미분양이 늘어난 곳은 대구, 인천, 경기, 충남, 경북 등 5곳이었다.

전문가들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부동산 시장에 외부 요인이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공급과잉 논란이 진행됐던 주택시장에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위축된 교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도권에선 신도시를 중심으로, 지방에서는 국지적으로 공급물량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공급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면 2018년 이후에는 부동산 시장이 크게 휘청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전국 13만7000여 가구가 공급된 데 이어 하반기 예정된 물량도 걱정을 키우는 요소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8월에만 3만254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8월 기준 최대치인 2012년(2만1460가구)보다 51.6% 많은 물량이다. 지난해 1만8803가구보다도 73% 늘어난 규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초과공급 논란과 역전세난 징후 이야기는 2018년 이후 더 많아질 것”이라며 “서울은 멸실주택 수가 많아 수요가 채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대규모 입주를 앞둔 경기도에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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