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도층·부동층 중요성’ 공감
총선 국내 선거인명부 기준 30.7%
“2030, 자신의 가치 우선” 공들이기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점점 막바지로 향하면서 여야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드러내놓고 ‘조기대선’을 언급하진 않지만, 헌법재판소가 늦어도 3월중 선고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파면’ 결정이 나오면 곧바로 대선정국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이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결국 대선이 본격화되면 진영 결집이 이뤄지기 때문에 중도·부동층 표심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특히 조기대선이 현실화 되면 이른바 ‘2030’으로 불리는 30대 이하 젊은층 표심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2030을 사로잡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청년정책 싱크탱크인 ‘청년정치크루’의 이동수 대표는 1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치권이 2030을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2030의 표가 고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를 봐도, 탄핵정국인데도 불구하고 2030의 무당층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며 “이들의 무당층 표가 워낙 많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면 2030의 표가 대선의 결과를 가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12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묻는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무당층(중도·부동층)에 해당하는 ‘없다/모름/무응답’ 비율은 28%였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런데 이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와 30대의 무당층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18~29세의 경우 무당층 비율이 45%(없다 39%+모름/무응답 6%)로 전체 나이대 중 가장 높았다. 30대에 해당하는 30~39세는 44%(없다 39%+모름/무응답 5%)로 두 번째로 비율이 높았다. 다른 나이대의 경우 40대 26%, 50대 18%, 60대 15%, 70세 이상 26%로 각각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 중 무당층은 17%였는데 18~29세는 32%(지지하는 정당이 없다 29%+모름/무응답 3%)로 전체 나이대 중 가장 비율이 높았다. 30대에선 무당층 비율이 27%로 나타나 두 번째로 높았다.
정치권에선 전통적으로 2030세대가 대선, 총선 등 전국 단위 선거에서 사전에 지지 후보나 정당을 섣불리 밝히지 않고 막판까지 고민하다가 투표하거나,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비중이 여느 세대보다 높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4월 치러진 22대 총선에서도 여야 모두 ‘MZ 표심’을 잡아야 한다며 대학가 소재 지역구에 더욱 공을 들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2030의 경우 SNS를 통한 교류에도 능숙하고 앞선 세대보다 더 어린 나이 때부터 친숙하게 다른 나라를 가본 세대”라며 “다른 문화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데도 유연하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2030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에 충성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지역감정에서도 자유롭다”며 “자신의 이익, 신념 또 어떤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지, 자신이 어느 지역 사람이라고 어느 당을 지지하고 그러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는 “또 2030은 공정에 대한 문제에 예민하다”며 “우리가 빈부 격차, 양극화가 높은 수준의 시대를 살고 있는데 우리 청년들이 이러한 것들을 맞닥뜨리다 보니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해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30대 이하 인구가 많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2030을 놓치면 선거에서 못 이긴다”고 덧붙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총선 당시 확정된 국내 선거인명부 기준 선거인은 4425만1919명이었다. 이들을 연령별로 보면 18~19세 89만5092명(2.02%), 20대 611만8407명(13.83%), 30대 655만9220명(14.82%)으로, 국내 선거인명부 기준 선거인 중 30대 이하가 1357만2719명으로 전체의 30.7%였다.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득표수가 24만7077표, 득표율은 0.73%p 차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치권이 ‘2030 풍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때문에 여야 모두 2030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대선용 정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헌재가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파면’ 결정을 하게 되면 윤 대통령이 자격을 상실하기 때문에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지게 되는데, 선거 준비기간 자체가 짧은 만큼 관련 공약 발굴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우리가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어떻게 효능감을 줄 수 있느냐에 있다”며 “정말로 필요한 게 뭔지, 막연하게가 아니라 어떻게 미래를 열 수 있도록 해야할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직후와 비교해 2030 지지세가 확연하게 늘고 있다고 보고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는 데 신경쓰는 모습이다. 최근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재를 향해 지속적 공세를 펴는 데도 정무적 판단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헌재의 편향성 같은 문제들이 2030 세대로 하여금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게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안대용·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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