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지난해 흑자 전환…실질 영업익 2603억
美 PK리테일홀딩스, 매출 2.2조…영업익 2배↑
“그로서리 수요에 환율 상승 효과…신규 출점도”
![이마트 미국 자회사 PK 리테일 홀딩스가 운영하고 있는 ‘브리스톨 팜스’ 매장 전경 [PK 리테일 홀딩스 웹사이트]](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2/news-p.v1.20250212.b7b67af31c5a445aaf37aba3f6a23074_P1.jpg)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해 이마트의 흑자 전환에 미국 사업이 톡톡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기 호조에 따른 그로서리(식료품) 수요 회복에 환율 효과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인맥에 힘입어 향후 사업 전망도 밝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471억원을 거둬, 전년(-469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퇴직충당부채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26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3156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이런 실적 개선에는 미국 자회사인 ‘PK 리테일 홀딩스’의 기여가 컸다. PK 리테일 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2조21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신장했다. 매출 규모는 이마트 자회사 중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3조1001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마트24(2조1631억원)도 역전했다.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101.0%) 급증했다.
이마트가 2018년 설립한 PK 리테일 홀딩스는 현지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하면서 성장판을 키웠다. 굿푸드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13개), ‘레이지 에이커스’(6개), ‘메트로폴리탄 마켓’(10개), ‘뉴 시즌스 마켓’(21개), ‘뉴 리프 커뮤니티 마켓’(5개) 등 5개 브랜드, 5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2022년 인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통해 프리미엄 와인도 생산·유통하고 있다.
지난해 PK 리테일 홀딩스 호실적은 그로서리(식료품) 수요 회복과 환율 효과 덕분이다. 미국 경기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프리미엄 그로서리 수요가 증가한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 때문에 매출 및 영업이익의 원화 환산액이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미국 내 그로서리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며 매출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특히 사업장이 많이 분포된 캘리포니아 지역 내 프리미엄 그로서리 수요가 증가하며 굿푸드홀딩스의 매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찾은 정용진(가운데)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 씨를 소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2/news-p.v1.20250212.c62dd8aeab6744728dd18462f3d677a2_P2.png)
이마트가 미국에서 그로서리 및 와인 사업에 나선 배경에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있었다. 글로벌 시장전문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 그로서리 시장은 2013년 5755억달러에서 2023년 8848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유기농 프리미엄 그로서리 시장은 그 중에서도 성장속도가 빠르다. 프리미엄 와인 시장도 수요가 안정적이다.
이마트는 올해도 미국 그로서리 영업망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자체 성장의 일환으로 2023년 3개점, 2024년 2개점 등 매년 2~3개의 신규 점포를 출점해 왔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신규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 신사업 기회도 모색한다. 작년에는 PK 리테일 홀딩스 산하에 투자 전문 법인인 ‘퍼시픽 얼라이언스 벤처’를 설립했다. AI(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월마트 등에 공간 활용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버틀러(Butlr)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인맥도 미국 사업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정 회장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트럼프 2기 행정부부터 글로벌 IT 기업 경영진까지 두루 만나 네트워크를 다졌다. 당시 정 회장은 “그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신세계그룹의 혁신과 고객 만족을 위한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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