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 한강의 세번째 장편 소설 ‘채식주의자’는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고, 그러면서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입니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소설 3편을 하나로 연결한 연작 소설집인데요. 소설은 주인공의 남편, 형부, 언니 차례대로 3명의 관찰자 시점에서 서술됩니다.
주인공 영혜는 폭력에 대항해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가려고 하고, 스스로 나무가 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한강은 결국 정신병원에까지 입원하게 되는 영혜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폭력적 본성에 대해 집요하게 탐구하기 시작하죠.
한강은 지난 2월 서울 스웨덴대사관저에서 열린 제41회 서울문학회에서 ‘채식주의자’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인간은 선로에 떨어진 아이를 구하려고 목숨을 던지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잔인한 일을 저지르기도 하는 존재”라며 “인간서의 스펙트럼에 대한 고민에서 소설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하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 소감.
▶ 책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내게는 질문하는 방법이고, 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가능한 한 계속해서 질문 안에 머물고자 노력했습니다. 때로는 고통스러웠고, 힘들기도 했습니다.”
▶‘채식주의자’의 주인공 영혜였다면 어떤 수상소감을 말했을까요? “영혜는 인간에 속하기를 원하지 않고, 결백의 가능성을 믿었던 인물입니다. 그래서 아마…이 질문 대답하기 좀 어렵네요.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채식주의자’ 수상이 문학계에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계신가요? “내 소설은 상업성이나 대중성이 없는 소설이며, 인간에 대한 질문들을 붙잡고 씨름하는 소설들입니다. 만약 이번 수상을 계기로 독자들이 소설 읽기를 좀 다르게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내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나눠갖는 마음으로 읽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깁니다.”
▶ 앞으로의 작품 세계,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요? “저는 여전히 계속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름다움과 빛과 같이 어떻게도 파괴될 수 없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나의 나의 질문을 함께 공유해준 것에 감사합니다. 이 기쁨을 가족과 친구와 나누고 싶습니다.”
한편 한강에게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안긴 ‘채식주의자’는 데버러 스미스의 번역으로 작년 1월 영국 포르토벨로 출판사에서 영문명 ‘더 베지터리언’(The Vegetarian)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습니다.
또 올해 1월에는 호가드 출판사에 의해 같은 제목으로 미국 독자들에게도 선을 보였는데요. 문학적 뉘앙스를 잘 살린 스미스의 수준 높은 번역은 맨부커상 수상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