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이정아 기자] 새들은 쭉정이가 섞여 있는 땅콩 더미에서 어떻게 속이 꽉 찬 땅콩을 손쉽게 골라낼 수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새들도 껍질을 까보지 않고도 땅콩의 무게와 소리를 가늠해 속이 차 있는지 비어 있는지 알아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새들도 사람과 비슷한 행동 양식으로 가려낸다는 것이죠.

서울대 정밀기계설계공동연구소 이상임 교수팀과 생명과학부 행동생태 및 진화연구실 표트르 야브원스키 교수는 까마귓과 새인 ‘멕시코 어치’를 이용한 실험에서 새들이 무게와 소리로 속이 꽉 찬 땅콩과 빈 땅콩을 가려냈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연구진은 땅콩의 내용물을 조작해 멕시코 어치에게 주고 그 행동을 분석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 연구진은 땅콩 3개가 온전히 들어 있는 것과 속이 빈 땅콩을 뒤섞어 놓았습니다. 그러자 멕시코 어치들이 부리로 땅콩을 물고 흔들어 무게를 가늠하거나 부리를 부딪쳐 소리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속이 찬 땅콩을 골라냈습니다.

두 번째 실험. 연구진은 땅콩 3개가 들어있는 것과 진흙을 넣어 무게를 1g 늘린 땅콩 껍질 놓았습니다. 이번 실험에서도 멕시코 어치들은 위와 같은 행동을 하다가 더 무거운 땅콩을 선택했습니다.

이어진 실험에서 연구진은 땅콩 3개가 들어있는 껍질에서 2개를 뺐습니다. 이후 땅콩 1개가 들어있는 것과 애초 땅콩 1개가 들어있는 걸 섞었죠. 그 결과 어치들은 처음에는 3개짜리 땅콩 껍질을 집어 들었다 소리를 확인한 뒤, 1개짜리 땅콩으로 바꿔들었습니다. 단순히 무게로만 내용물을 판단하지 않고 껍질 크기에 맞는 적절한 무게를 가늠해 속이 꽉 찬 땅콩을 골라 낸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추후 연구팀은 소리가 내용물 파악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도토리를 고를 때도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지 등을 실험할 계획입니다. 연구 결과는 최근 ‘조류학 저널’(Journal of Ornithology)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