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허위공시 파문을 일으킨 중국원양자원 사태 이후, 외국 기업의 한국사무소 개설을 의무화 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4월 파업으로 대여금을 갚지 못해 소송당했다고 공시했으나, 허위공시로 판명나 관리종목 지정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말 거래가 재개됐다.
문제는 해당 종목의 허위공시 행태로 피해는 회사와 감독당국을 믿고 투자한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악재성 허위공시 이후 주가 급락, 허위공시에 따른 거래정지, 이후 거래재개를 거치며 현재 주가는 1300원대로 주저앉아 연초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원양자원 소액주주들은 관계 당국과 국회 등에 탄원서를 보내 외국 상장 기업들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1일 중국원양자원 소액주주에 따르면 우리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절대적인 정보 부족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투자를 유치한 외국 기업은 한국사무소를 개설토록 강제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현재 외국 기업이 한국사무소를 개설할 의무가 없어 중국원양자원은 홈페이지와공시를 통해서만 투자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서는 올해 3월 이후 신규 정보가 끊긴 데다가 선박 등의 사진자료가 조작됐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이 회사가 공시한 일부 내용은 이미 허위로 판명돼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다.
한 소액주주는 “모든 외국 기업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은 한국사무소를 열어 경영 정보를 제공하면서 투자자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 중 하나인 임시주주총회 소집권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원양자원 소액주주들은 2014년에도 회사 대표의 지분 매각 등으로 홍역을 겪다가 임시주총을 열려 했으나 회사 측의 거부로 소송전까지 치러야 했다.
당시 주주들은 회사에 주총 소집 요청서를 발송했으나 홍콩 본사에서는 ‘수취인불명’ 등으로 반송됐고 우리나라에 있는 대리인은 수령을 거절했다.
이에 주주들은 회사를 상대로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하는 소송을 우리 법원에 냈지만 허사였다.
당시 법원은 “회사가 외국에 있어 사건의 관할을 모르겠다”며 오히려 주주들에게 관할권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 소송의 준거법이 무엇인지 소명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중국원양자원의 유일한 한국인 사외이사인 채기섭 씨는 “결국 외국 기업이 주주들의 임시 주총 소집 요구를 거부하면 ‘헤이그 송달협약’에 따라 양국 대사관을 통해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송달에만 3~4개월 걸린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외국 기업은 우리나라 상법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지 않아 회계 감리도 할 수 없다.
현재 검찰이 허위 공시와 관련한 수사에 나섰고 한국거래소도 중국 당국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주주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다른 한 주주는 “중국 고섬 사태 때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결국 흐지부지됐고, 고섬 상장과 관련한 책임을 따지는 민사 재판에서도 대형 로펌을 선임한 한국거래소와 상장 주관사가 줄줄이 승소해 고섬 주주들이 받은 보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주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채 이사는 최근 소액주주 인터넷 카페에 공지글을 올려 “내달 직접 중국 현지를방문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어선 파업의 진위를 확인하고, 허위로 드러날 경우 현지 당국에 직접 회사를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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