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미국과 중국의 대결의 장이 되면서 아세안 국가들이 분열상을 보이고 있다고 주요 내·외신들이 20일 보도했다.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 참석차 캄보디아 프놈펜을 방문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9일 ‘행동수칙(COC)’ 제정에 나서달라는 아세안의 요청에 침묵을 지켰다. 원 총리는 당사국들 간의 개별 접촉을 강조하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아세안 차원의 대응 움직임에 유감을 표시했다.
대신 원 총리는 투자협력기금 및 차관 등으로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완화하기 위해 분쟁 당사국간 행동수칙을 제정하려던 아세안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전했다. FT는 “의장국인 캄보디아가 이번을 포함해 두 차례나 행동수칙 제정 계획을 무산시켰다”면서 “아세안 국가들이 분열양상을 보이면서 중국에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는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커 영토분쟁 문제를 아세안에서 이슈화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필리핀과 베트남 등은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마찰을 빚고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에 이어 19일 캄보디아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아세안과 안보,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과 아세안 간 경제협력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일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는 “오바마의 동남아 3개국 방문으로 아세안은 중·미 경쟁의 경기장으로 편입됐다”면서 “아세안 내 친중 성향 국가간 공동전선의 한 축이 무너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AP통신은 “오바마를 열렬히 환영했던 미얀마와는 달리 캄보디아는 냉랭하게 오바마를 맞이했다”면서 “오바마가 훈 센 캄보디아 총리와의 단독회담에서 정치범들을 석방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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