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해도 남는건 빚뿐…절망의 20대
4년 전 서울의 한 사립대에 편입한 이민성(29ㆍ가명) 씨. ‘지방대 출신’이라는 낙인을 달기 싫어 제대 후 편입을 선택했다.
넉넉지 않은 집안형편에 1년 동안 수백만원의 편입학원비와 교재비가 부담되긴 했지만, 서울의 상위권 대학만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란 생각에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합격 후에도 지방보다 비싼 학비며, 생활비까지 수천만원에 달하는 돈이 필요했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직장을 얻게 되면 모두 해결될 것이란 생각에 학자금대출 등을 받아 충당했다.
하지만 꿈꾸던 장밋빛 미래는 오지 않았다. 2년 동안 회계사 시험에 도전했지만 1차 합격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등록금을 비롯한 생활비 대출은 날이 갈수록 쌓여갔고, 처음엔 이 씨를 무조건 믿고 응원해주던 부모님도 “이제 일반 기업에 취업준비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하기 시작했다.
회계사 시험을 접고 뒤늦게 취업 준비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회계사 시험준비 때문에 학점에 신경쓰지 않은 것은 물론 그 흔한 인턴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학 졸업반이던 2011년부터 대기업 수십군데에 원서를 넣었지만, 서류통과가 된 곳은 채 다섯 곳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 통과한 곳도 모두 인적성검사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결국 2011년 취업시장에서 철저하게 패배한 이 씨의 손에 남게 된 것은 대학 졸업장과 2000만원이 넘는 학자금대출뿐이었다. 이 씨는 “아직은 학자금대출 원금 상환기간이 도래하지 않아 월 20만원 정도의 이자만 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학생시절에는 방세와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부모님이 50만원씩을 보내줬지만, 졸업 후에는 부모님 볼 면목이 없어 아르바이트를 통해 이 씨 스스로가 생활비는 물론 학자금 이자까지 마련하고 있다.
“차라리 학생 때는 과외라도 할 수 있어 조금은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졸업한 취업준비생에게 과외를 맡기는 부모는 없더라고요.”
이 씨는 현재 편의점, PC방 알바 등을 하며 취업을 준비 중이다.
아직까지는 악착같이 아껴서 대출이자 연체로 인한 신용불량자 신세는 면하고 있다는 이 씨는 “빨리 대기업에 합격해 안정적으로 빚을 갚고 돈을 모아 결혼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서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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