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혐의자 아닌 피의자 신분 부지매입 실무자로 알려져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이광범(53ㆍ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은 30일 사저 터 매입의 실무자인 청와대 경호처 직원 김태환(56)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 중이다. 김 씨에 배임죄가 적용될 경우 이익의 수탁자인 MB일가까지 처벌될 수 있어 주목된다.

특검팀은 김 씨가 이 대통령 아들 시형(34) 씨가 부담해야 할 땅값을 낮추고 국가가 부담해야 할 땅값을 높인 것에 대해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김 씨의 신분을 ‘참고인성 피혐의자’에서 ‘피의자’로 조정했다.

김 씨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청와대 경호처에서 근무하며 두 전직 대통령의 퇴임 뒤 사저 작업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2010년 초 퇴직했지만, 김인종(67) 당시 청와대 경호처장은 이 대통령 퇴임 뒤 사저 건립 작업을 맡기려고 그를 ‘전문계약직 가급’으로 채용했다.

김 씨는 이번 사저 매입과정에서 부지매입 자금을 나눔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국가가 매입하는 땅값은 높게, 시형 씨가 매입하는 땅값은 낮게 책정해 논란을 샀다. 김 씨는 이에 대해 장차 토지 용도가 변경되면 경호동 부지 땅값은 크게 오르고, 사저부지 땅값은 상승폭이 적을 것으로 판단, 미래가치 상승분을 고려해 금액을 조정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땅값 배분에 대한 공식 등은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감정평가 결과 지목변경에 따른 땅값 상승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에 따라 김 씨가 의도적으로 미래가치 상승분을 판단해 국가에 손해를 끼치고 시형 씨 측에 이득을 줬다고 보고, 김 씨에게 누가 이 일을 지시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재소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 본인, 혹은 아들 시형 씨에 대한 기소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앞서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김 씨를 기소하면 배임죄 이익의 귀속자가 대통령 일가가 되기 때문에 (이들을 기소할 수밖에 없어) 부담스러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업무 처리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나 이 대통령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면 이 대통령이, 만약 없었다면 이익의 귀속자인 시형 씨가 배임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된다.

특검팀은 또 김 씨의 ‘윗선’인 김인종 전 처장과 시형 씨의 부지 매입대금 납부 업무를 하도록 김세욱(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지시한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비서관을 이번주 중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또 31일에는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 내외를 불러 시형 씨에 빌려준 현금 6억원의 출처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