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경기부양을 위한 美 FRB(연준)의 3차 양적완화(QE3) 시행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난 금융시장에는 ‘제한적이나마’ 위험선호 현상에 따른 달러화 약세(원화강세)와 주가 및 금리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고용지표 악화와 중국 등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며 당초 예상됐던 원자재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일(현지시간) ECB(유럽중앙은행)의 부실국가 국채 무제한매입 프로그램(OMT)를 시작으로 13일 미 연준의 QE3, 19일 BOJ의 국채매입확대 등 경기 부양을 위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 정책 공조에도 불구, 경기둔화 우려를 불식시키며 ‘풀린 돈’이 안전자산을 벗어나 위험자산으로 본격 유입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QE3 시행 발표 1주일, 투자환경 변화는?=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QE3 시행 일주일째 금융시장의 주요 환경 변화는 ▷달러화 약세(원화강세) ▷주가 및 금리 상승 ▷원자재 시장의 상대적인 안정흐름 등으로 정리된다.

QE3 이후 시장 예상을 벗어난 흐름은 유가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의 상대적인 안정세다. 특히 QE3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던 국제 원유 가격은 경기둔화 우려로 QE3시행 이전에 비해 오히려 하락세로 반전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이날 새벽 끝난 미국 뉴욕유가는 경기에 대한 우려로 이번주들어 4거래일째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원유 재고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계획 등으로 3.5% 떨어진데 이어, 20일에도 11센트(0.1%) 떨어진 배럴당 91.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뉴욕유가는 4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가며, 총 6% 가까이 급락했다.

반면, 전일 급제동이 걸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추세적으로 주가 및 금리 상승, 원화강세 추세는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5일 1136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QE3 시행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 19일 1114원까지 급락했으나, 전일 반발 매수세로 8.3원 오른 1123원에 마감됐다.

지난 5일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던 국고채 금리도 안전자산 선호 감소로 상승추세다. 지난 5일 2.74%로 사상최저를 기록했던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지난 19일 2.88% 까지 상승했다. 20일에는 환율상승과 주가약세 여파로 2.82% 수준으로 소폭 떨어졌지만, QE3 시행이전 사상최저치를 경신하던 국고채 금리는 QE3 시행을 계기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반영되고 있다.

코스피도 지난 5일 1874p에서 7일 1929p, 14일 2007p로 급등했지만, 전일 원달러환율 상승 등의 여파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소폭 하락해 5거래일만에 2000선이 붕괴되며 1990선대로 후퇴했다.

이에 대해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우리가 예상한 QE3 이후 환경은 위험선호 현상에 따른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 주식과 원자재 가격의 동반 상승 흐름, 그리고 금리 상승이었다”며 “시차를 두고 확인해 볼 부분이지만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원자재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화강세 및 금리 상승 수혜주 주목=QE3 발표 이후 일주일동안 코스피는 2000선 안착을 위한 치열한 매매공방이 전개됐다.이 과정에서 낙폭과대주 중심의 반등이 빠르게 진행됐고, 원자재 관련주(에너지, 화학 등)를 비롯 유럽 불확실성으로 주춤했던 조선 업종 역시 강한 반등세를 연출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QE3 발표로 코스피가 2,000p를 상회한 이후 펀드환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ECB와 FRB의 유동성 공급에 환호하면서도 앞으로 경기회복 전망을 낙관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투자자가 기대하는 것 처럼 QE3 효과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은 2013년 상반기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QE3를 재료노출로 판단해 매도기회로 인지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며 “정책당국을 신뢰하며, 저가매수 기회를 찾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2,000선 안착에 실패하며 1,990선대로 하락하는 등 QE3 시행 발표 당시의 기대감이 아직까지는 증시에 강하게 반영되지 못하는 모습이지만, QE1ㆍ2 때의 학습효과(주식시장 및 상품시장의 강세)로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과거 QE1, QE2 때를 살펴보면 저PER, 저PBR 스타일의 수익률이 양호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QE3 때도 저PER 및 저PBR을 조합한 종목들을 선정한다면 양호한 수익률 기대해 볼 수 있다”며 SK, 기업은행, 코오롱인더스트리, 세방전지, 한솔제지, 아이에스동서 등 6개 종목을 추천했다.

이진우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는 “QE3 시행이후 원/달러 환율은 1.2% 절상됐으며, 채권금리(국채 3년물 기준)는 소폭 상승한 상황(1bp)”이라며“향후에도 원화 강세, 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진다면 이들 변수의 민감도가 높은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화 강세로 인해 수입단가 등 비용절감이 예상되는 업종은 항공, 음식료, 철강, 해운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원화 강세로 인한 수요개선 가능성이 있는 업종은 여행, 엔터테인먼트, 필수소비재 등 내수관련주다. 원/엔 환율의 경우 엔화 관련 부채나 일본수입 비중이 높은 유틸리티, IT부품, 철강, 항공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금리 상승의 경우 기업이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업종은 보험업종이 대표적이다.

정의민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원/달러 환율 강세 기간 동안 이익의 민감도가 높았던 종목은 대한항공, CJ제일제당, 현대백화점이 대표적이며, 금리 상승과 관련해 보험업종 중 가장 민감도가 높은 종목은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순”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말, 펀더멘털 부각…섹터보다는 개별종목을 보자=이진우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 정책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증시에서도 유동성확대 수혜주에 대한 모멘텀이 연장될 수 있지만 3분기가 마무리되는 9월말로 접어들면서 시장의 초점은 결국 기업실적으로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현재의 기업실적 전망을 보면 섹터 Play 보다는 종목선택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표면적으로 보면 영업이익 기준으로 3분기가 2분기에 비해 18% 증가한 37.8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3분기 및 4분기 실적전망의 하향조정이 진행중이라는 점은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부분이다. 실제로 3분기 실적전망(영업이익 기준)은 5월 40조원까지 전망됐다가, 8월 38조원으로 하향 조정됐고, 현재는 37.8조원으로 5월 이후 최고치 대비 6% 가량 하향 조정된 상태다. 다만, 최근 들어 실적전망의 하향조정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감익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3분기 실적전망치가 상향조정되는 업종은 제약, 음식료, 운송, 에너지, 생활용품, 상업서비스, 미디어, 디스플레이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에너지를 제외한 시가총액이 큰 업종의 경우 이익전망이 정체 또는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다.

이진우 애널리스트는 “IT, 자동차 등 시가총액이 큰 섹터의 이익 전망치가 의미 있게 변하기 전까지 업종 내 이익의 가시성이 높은 기업 위주로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각 업종 내 이익 전망치(3분기 및 연간 실적전망 상향)가 연속성 있게 개선되고 있는 종목으로는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SK이노베이션, 풍산, 대상, 유한양행을 꼽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강주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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